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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경남 양산시 원동면 신불산 고산습지의 이탄층을 따라 난 등산로를 등산객들이 걷고 있다. 이민용기자 |
- 희귀동식물 등 멸종·고사 우려
경남 양산시 원동면에 위치한 습지보호구역인 신불산 고산습지가 몸살을 앓고 있다. 등산객의 무분별한 출입으로 습지의 심장역할을 하는 이탄층이 파괴되면서 육지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30일 오후 신불산 정상부의 고산습지에는 평일인데도 등산객들로 붐볐다. 오래 전부터 등산객의 왕래가 이뤄지면서 일부 습지를 중심으로 3~4갈래의 등산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습지를 이루는 이탄층이 다져지고 물기가 빠져나가 육지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었다.
신불산 고산습지는 희귀동식물의 보고.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인 자주땅귀개를 비롯해 끈끈이주걱, 이삭귀개, 노란목도리담비 등 다양한 희귀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곳이다. 이 때문에 낙동강유역환경청은 2004년 2월 신불산 정상부 일대 30만7551㎡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통제구역을 지키는 감시초소는 한 곳이며 감시원도 한 명뿐이다. 출입금지구역에도 로프와 안내표지판을 설치한 것 외에는 별다른 통제 조치가 없다. 등산객의 접근을 막기에는 원초적으로 한계가 있는 것이다. 한 감시원은 "처음에는 대학 또는 연구기관이라며 학술조사를 왔다는 사람의 왕래가 잦았는데 최근에는 일반 등산객이 줄을 잇고 있지만 통제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선학교와 교육기관이 출입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무작정 습지를 찾아 견학을 하는 등 습지보호구역에 대한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탄층이 더이상 파괴되기 전에 일반인의 접근을 원초적으로 막기 위해 목책 설치나 등산로 통제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습지의 심장격인 이탄층 보호를 위해 보호구역을 지정한 것인데 이처럼 훼손을 방치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습지상태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일반인의 접근을 막는 조치를 최대한 빨리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습지훼손 지적이 있는 만큼 현장을 확인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탄층(泥炭層)
일명 토탄층으로 불리는 유기물로 구성된 토양의 일종. 수생식물, 이끼류, 습지대의 초류가 퇴적돼 생화학적 변화를 거치면서 생성된 지층이다. 이탄층은 1년에 1㎜ 정도씩 형성되므로 과거에 살았던 식물이나 기후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된다. 이탄층은 광합성을 통해 습지식물의 몸속에 저장된 탄소가 방출되지 않고 고스란히 저장되기 때문에 습지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숲의 2~7배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