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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한전 부산본부 1층 고객지원팀에서 지난 15일 발생한 정전피해 신고를 접수받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 기계고장·PC방 환불 등 다양…신고자 피해액 9000여 만원
- 경실련 "객관적 증명 어려워"
정전피해 신고접수 첫날, 부산·울산·경남지역에는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부품 손상과 승강기 갇힘 사고, PC방 요금 환불 등 다양한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그러나 피해를 증명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함께 제출해야 하는 탓인지 폭주하는 문의전화에 비해 실제 신고 건수는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
한전 부산본부는 정전사태로 인한 피해신고를 받은 결과 20일에만 86명이 94건의 피해사례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신고자들이 주장한 피해규모는 9000여만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기계고장·원자재 손실 등 물적피해는 79건, PC방·음식점 등의 영업 손실은 15건이었다. 인적피해는 이날 접수되지 않았다.
피해신고는 주로 PC방 음식점 등 소규모 상가와 아파트관리사무소, 일반 가정에서 많이 했다. 김해 어방동 PC방 주인 김모(48) 씨는 "갑자기 정전이 돼 10여 명의 손님이 이용료도 내지 않고 나가버렸다. PC방 이용료와 컴퓨터 수리비 등 5만6000원을 변제하라"고 신고했다.
부산 사상구에 사는 최모(39) 씨는 "승강기에 40여분 동안 갇혀 있었던 탓에 정신적 피해가 상당하다"며 "정신과 진료를 받을 예정이니 병원비를 물어내라"고 접수했다.
울산 북구의 한 자동차부품 업체는 "도장 과정에서 정전이 돼 부품을 못 쓰게 됐다. 500만 원을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예상보다 피해신고가 적었던 것은 '증빙서류'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 일반시민의 경우 정전 당시 피해 상황을 사진으로 남겨 놓지도 않았고, 서류로 증명하기도 힘들어 미리 포기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한전 부산본부 콜센터에는 "냉장고 음식이 상했다" "가전제품이 고장났다"는 문의 전화가 150여 건 걸려왔으나 피해신고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차진구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일반 가정집이나 소규모 상점에서 객관적으로 피해를 증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가 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피해보상을 해준다'는 생색만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한전에 접수된 피해신고 중 증빙서류를 제대로 갖춘 사례가 거의 없어 앞으로 피해보상이 제대로 될지도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한편 이날 한전 지점과 한국산업단지공단, 중소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지원센터 등을 통해 접수된 보상 신청은 총 550여 건, 신고된 피해금액은 60억 원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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