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과 부산경실련이 지난 15일 예고없는 단전에 따른 피해를 접수한 결과 냉장고안 음식 부패에서 노래방 요금 환불까지 다양했다.

한전 부산지사는 20일부터 정전 피해를 접수한 결과 오전 중에만 30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30건 가운데 물적피해 28건, 인적피해 1건, 기타 7건 등으로 나타났다.

부산경실련은 정전 피해를 본 시민들과 함께 정부와 한전을 상대로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제기키로 하고 지난 16일부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피해 사례를 받은 결과 20일 현재까지 19건이 접수됐다.

부산진구 양정동의 한 주민은 "수술을 받고 집에서 요양중에 갑자기 전기가 나가 수술후 식사를 위해 냉장고에 보관중이던 닭가슴살 10㎏과 반찬이 모두 상했다"며 보상을 요구했다.

중구 남포동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업주는 "갑작스런 정전으로 노래를 부르던 손님들이 노래방 요금 환불을 요구해 손실을 봤고, 카드결제도 되지 않아 요금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신고했다.

인근 상가의 한 업주는 "15일 오후 3시, 오후 7시 두번이나 정전되는 바람에 피크 타임때 장사를 접어야 했다"며 "80만~100만원의 손해를 봤다"고 보상을 신청했다.

해운대구에 사는 한 중학생은 "내신에 반영되는 과제물을 컴퓨터로 작성하다 다음날 제출하지 못해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영도의 치킨체인점 업주는 "1차 정전으로 배달 주문을 받지 못했고, 2차 정전으로 배달주문과 홀손님을 받지못했다"며 "하루 평균 매출이 120만원인데 이날 정전으로 매출이 40만원 가까이 줄었지만 어떤 서류를 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북구 덕천동 한 아파트 주민은 "승강기 안에 40분 동안 고립돼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며 "나중에 병원 진료비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피해접수 사례 중에는 실제 피해보상을 금전적으로 받아낼 작정으로 접수를 한 경우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한전의 안이한 전력관리와 무책임한 단전에 대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국민적 분노를 보여주는 의미의 접수 사례도 많았다.

부산경실련 차진구 사무처장은 "보상액 산출이 가능한 직접적 피해 이외에 정신적 고통 등 물질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피해나 부가적인 간접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며 "정부의 보상 조치가 납득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면 시민단체 차원의 공익적 집단소송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