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수욕장에 인파 몰리고 선풍기·살충제 많이 팔려

	14일 부산의 낮 최고기온이 30.3도까지 치솟는 등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도시철도 동래역 아래 온천천 물놀이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물에 발을 담근 채 물장난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이승호(46·부산 동구 초량동) 씨는 13일 올 들어 처음 에어컨을 가동했다. 8월 한여름에도 켜지 않았지만 추석 명절에 찾아온 동생 가족들이 더위에 땀을 흘리자 에어컨을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추석 연휴가 끝난 14일 부산지역 낮 최고기온은 30.3도를 기록했다. 지난 1일 31.3도를 찍은 이후 이달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이다. 김해시와 양산시도 이날 오후 5시 현재 각각 31도, 31.3도를 나타낼 만큼 무더웠다. 울산 31.1도, 창원 32도, 남해 31.5도 등 부산 울산 경남 대부분이 이날 30도를 넘었으며, 불쾌지수는 80안팎까지 치솟았다.

갑자기 찾아온 이번 늦더위는 제14호 태풍 '꿀랍(KULAP)'이 북태평양고기압을 한반도쪽으로 밀어올린 뒤 세력을 확장시켰기 때문이라고 부산기상청은 설명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동안 한반도 상공에 머물 예정이어서 늦더위는 흐리고 비가 내리는 주말(17일) 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함양과 합천 등 서부경남은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보됐다. 밀양과 김해 양산 등 동부경남도 32~33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늦더위가 맹위를 떨치면서 이날 해운대를 비롯한 부산지역 각 해수욕장에도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이 몰렸다.

부산기상청 송태준 예보관은 "낮에는 강한 햇빛 때문에 기온이 큰폭으로 오르지만 밤에는 복사냉각으로 기온이 떨어지면서 일교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유통가에서는 여름 대표 상품이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이미 가을 상품으로 갈아입었지만 선풍기와 냉풍기는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예년 같으면 지난달 말 끝날 선풍기와 냉풍기 판매를 오는 30일까지 연장했다. 여름 휴가철 사용량이 많은 휴대용 아이스박스도 8월 말까지 판매된 지난해와는 달리 요즘도 판매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늦더위가 이어져 이번 주말까지 아이스박스를 판매할 계획"이라며 "하루 평균 5, 6개가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도 선풍기 판매는 여름 못지 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임재흥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장은 "지난달 28일부터 14일 현재까지 선풍기가 700~800대가량 팔렸다"며 "지난해 같았으면 선풍기 판매는 이미 끝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몰에서는 늦더위 탓에 살충제가 여전히 인기다. G마켓에서는 초음파 모기 퇴치기 등 살충제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가량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