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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료 융합분야 세계 최고… 연간 25만명 치료

부산을 핵과학 도시로- 스웨덴서 배운다

  •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
  •  |   입력 : 2011-08-31 19:00:45
  •  |   본지 4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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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엘렉타 본사에서 회사 관계자가 수술을 하지 않고 방사선으로 뇌종양을 치료하는 감마나이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톡홀름=이병욱 기자
- 뇌 절제않는 감마나이프 기기 개발, 렉셀 교수 의료계에 혁신 일으켜
- 연매출 1조1000억원·2800명 근무, 중국 베이징·상하이에도 공장 운영
- 기장 핵단지에 참여 의향 내비쳐, 올해 안에 한국 방문의사 전달

노벨상 설립자인 알프레드 노벨을 탄생시킨 스웨덴은 핵과학, 특히 방사선 의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스웨덴은 세계적인 방사선 의료장비 회사인 '엘렉타'와 유럽 최대의 의학연구소인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연구성과를 실용화하며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표방하며 방사선 핵의학·과학단지 유치를 목표로 하는 부산 기장군으로서는 프랑스와 함께 닮아야 할 나라가 바로 스웨덴이다. 세계 방사선 의료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엘렉타와 스웨덴 의학 교육의 핵심인 카롤린스카 연구소를 통해 'RT(방사선기술) 강국' 스웨덴의 현주소를 알아봤다.

■ 세계 최고 의료장비회사 '엘렉타'

40여 년 전 뇌를 절제하지 않고 방사선으로 뇌종양을 치료하는 의료장비가 개발되면서 의료계에는 일대 혁신이 일어났다. '감마나이프'로 불리는 이 의료기기는 1966년 스웨덴의 신경외과 교수 렉셀에 의해 발명됐다. 렉셀 교수가 1972년 설립한 '엘렉타(ELEKTA)'는 세계적인 의료기 회사로 발돋움했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시내에 위치한 엘렉타 본사는 외관 상으로는 지하1층, 지상6층 규모의 평범한 건물이다. 그러나 이곳은 연 매출이 1조1000억 원에 달하고 2800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엘렉타는 뇌종양 치료 외에도 인체 각 부위의 질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난치암을 치료하는 첨단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60년 전 머리를 절개해 뇌종양 수술을 하던 렉셀 교수는 볼록렌즈를 통해 빛을 한점에 모으는 것에 착안해 수술을 하지 않고서도 방사선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 1966년 감마나이프의 초기모델인 선형가속기를 개발했다. 이어 1968년 파장이 짧은 감마선을 암 주변에 주사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감마나이프를 개발했고, 이후 오차를 줄이고 정확도를 높여 1984년에는 4대의 감마나이프를 대형병원에 공급했다. 1990년대 들어서는 감마나이프의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현재 전 세계 5000여 곳의 병원에서 엘렉타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연간 25만 명의 환자가 이 회사가 개발한 장비로 치료를 받고 있다.

엘렉타는 환자 몸에 있는 암과 각종 질병을 선명하게 보면서 360도 회전하며 치료하는 고정밀 방사선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동남권원자력의학원도 이 회사가 개발한 6차원 고정밀 선형가속기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롤프 쉘스트렘 엘렉타 부사장은 "암의 모양이 사람마다 달라 3차원 영상과 정확하게 계산된 방사선 빔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장비를 개발했고 최근에는 각 병원의 환자 정보를 모아 치료 설계를 하는 환자중심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면서 "우리가 개발, 생산하는 의료용 장비로 전세계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점에 대해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시아마켓의 비중이 증대됨에 따라 엘렉타는 현재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공장 외에도 추가로 공장을 설립할 계획에 있다. 한국에도 공장 또는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롤프 부사장을 비롯한 엘렉타의 수뇌부는 2016년 첨단 암 치료기인 중입자가속기가 도입되는 기장군 핵의학·과학단지에도 참여할 의향을 내비치며 올해 안으로 기장군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기장군에 엘렉타의 지사 또는 공장이 유치되면 엄청난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균관대 채종서(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벤처회사에 불과했던 엘렉타는 산학협력을 통해 방사선기술과 의료를 융합,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했다"며 "기장 핵의학·과학단지도 IT와 방사선 기술을 접목한다면 고부가가치 창출과 미래성장 동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카롤린스카 대학병원·의학硏

- 철저한 연구중심 대학… '엘렉타' 산파
- 연구인력만 14%·연 5000편 논문, 성과바탕 40여개 벤처기업 탄생

스웨덴 스톡홈름 시내에 있는 왕립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 전경. 스톡홀름=이병욱 기자
방사선 의료장비 회사인 '엘렉타'가 세계적인 회사로 도약하고 스웨덴이 세계 최고 수준의 의학기술을 보유하게 된 배경에는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대학병원과 의학연구소의 역할이 컸다.

1810년 설립됐으며 유럽에서 가장 큰 의학전문대학 및 연구기관인 이곳은 의학분야 특성화기관이자 연구중심 대학으로 스웨덴 의학교육의 핵심이다. 스웨덴에서 활동하는 내과, 치과, 정신과 의사의 3분의 1 가량이 이곳 출신일 정도다.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매년 노벨 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곳으로도 잘 알려졌으며, 감마나이프를 개발한 엘렉타의 설립자 렉셀 교수도 이 대학병원 출신이다.

1만5000여 명의 직원과 1680병상을 갖추고 있는 카롤린스카 대학병원은 연간 170만 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교수 120명과 연구원 2100여 명이 근무하는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는 '미래의 치료는 과학기술개발이 바탕된다'는 기본 정신으로 연간 5000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의학연구소는 연구성과를 엘렉타를 비롯한 100여 곳의 의료관련 기업에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카롤린스카 지주회사를 설립해 현재까지 40여 개의 벤처기업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연구중심 대학이라는 점이다. 연구비 수입이 전체 재정의 80%를 차지하고 있고 연구인력이 전체의 14%나 된다. 손동운 부산과학기술협의회 소장은 "엘렉타와 같은 방사선 의과학 관련 기업체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고 핵의과학단지 내 연구시설의 연구 성과가 바로 실용화로 연결될 수 있는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 채종서 성균관대 교수 인터뷰

- "유기적 시설 연계 기장, 한국 실리콘밸리 가능"
- 클러스터 구축위해 R&BD에 주목, 전문인력양성기관·연구소 유치를

"우수 연구인력들이 집적될 수 있는 문화·교육 여건 등 정주기반이 마련된다면 기장군은 충분히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성균관대 채종서(정보통신공학부·사진) 교수는 기장군이 추진하고 있는 핵의학·과학단지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점쳤다. 방사선의학연구센터장을 역임하고 2002년 국내 최초로 국산 사이클로트론(원형가속기) 개발에 성공하는 등 방사선 의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가진 채 교수는 프랑스와 스웨덴 등 RT(방사선기술) 강국을 오가며 국내에 선진 기술을 도입하고, 우리 학생들을 해외에 파견, 우수 기술을 습득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엘렉타 수뇌부의 기장 방문을 적극 추진한 이도 채 교수다. 채 교수는 "핵과학 선진국은 산·학·연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서 "우수한 대학·대학원과 연구소, 방사선 관련 기업이 밀집돼 하나의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이를 위해 기존 'R&D'(연구개발)에서 나아가 'R&BD'(Research and Business Development)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교수는 "기장군에는 이미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중입자가속기, 수출용연구로라는 시설이 집적돼 있으며, 이러한 곳은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이들 시설을 유기적으로 연계시킨다면 세계 최고의 핵의학·과학단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세계적인 시설을 운영하고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전문인력 양성기관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면서 "방사선 의·과학 기술원과 방사선 연구 중심 대학의 설립은 물론 세계 유수의 연구소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스톡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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