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기 급증·농작물 피해
여름이 갑자기 '실종'됐다. 한여름 8월에 열대야는 사라지고, 초가을 날씨로 접어든 것이다.
부산기상청은 북쪽의 차가운 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해 북태평양 고기압을 밀어내면서 흐리고 비가 오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부산의 일 평균기온은 20일 20.7도, 21일 22.8도 등으로 초가을 날씨를 보이고 있다. 20~22일 아침 최저기온은 각각 19.5도, 19.5도, 21.5도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의 경우 부산지역 8월 20~22일의 일 평균기온은 각각 28.0도, 29.5도, 30.1도였다. 같은 기간의 최저기온은 각각 24.9도, 26.5도, 27도로 나왔다. 지난 수년간 수치와 비교할 때 최근 부산의 일 평균기온은 8도 가까이 낮고, 최저기온도 5도 안팎의 차이를 보인다.
장마가 끝난 이후 비가 내리는 날이 많은 것도 여름답지 않은 날씨를 보이는 데 한몫했다. 이달 들어 22일 현재까지 부산에 비가 내린 날은 13일이나 된다. 장마 이후 부산에 내린 강수량은 22일 오후 6시 현재 360㎜를 넘어 장마기간(6월10일~7월10일) 388㎜와 큰 차이가 없다.
부산지역 병·의원은 여름 감기 환자로 북적이고 있다. 지난 18일을 전후해 20~30%씩 환자가 늘고 있다. 부산 연제구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다솜의원 조문수 원장은 "기온이 갑자기 서늘해지면서 콧물 기침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과도한 물놀이나 냉방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 기온이 제법 서늘한 아침 저녁에는 건강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여름실종'으로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벼 과일 등 농작물의 생육부진으로 수확량 감소와 상품성 저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상저온과 흐린 날씨로 입집무늬마름병 등 병충해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어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경남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일조 시수 부족 등으로 올 벼농사 수확량이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삭이 패는 지금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현재와 같은 궂은 날씨가 계속되면 최악의 흉작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에어컨 등 냉방장치 가동이 줄면서 전력예비율은 여유를 보이고 있다. 올해 부산지역 순간최대전력 소모량은 지난달 20일 기록한 8051㎿이다. 지난해 최고기록은 9월 1일의 8188㎿이다. 한국전력 부산본부 송성용 차장은 "해마다 신기록을 세웠던 순간전력사용량 기록이 올해는 깨지지 않았다. 전력예비율도 올해는 15%대로 안정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