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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부경대 통합 합의 <상> 의미와 기대효과

서울대 규모 '메가 국립대'로 인재 유출·학생 감소 대처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11-08-10 22:19:03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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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부산대와 부경대가 원칙적으로 통합을 선언하면서 '메가 국립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실제 통합까지 구성원들의 합의 도출 등 난제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대(왼쪽)와 부경대 본관 전경.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교수 1700명으로 늘어 대학 경쟁력 강화에 도움, 통합 시너지 효과도 기대
- 부경대 '연합대학' 형태 주장…'흡수 통폐합' 땐 구조조정, 학교 구성원들 반발 우려

부산대와 부경대가 통합하면 서울대에 버금가는 '메가 국립대'가 부산에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대학의 통합은 지역을 대표하는 두 국립대가 힘을 합쳐 경쟁력을 키워 학령인구 감소와 우수학생 탈지역 등의 위기에 대처하고자 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통합 방향 합의와 구성원들의 합의 도출 등 난제도 쌓여 있다. 본지는 두 대학의 통합 의미와 기대효과, 전망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메가 국립대' 탄생하나

   
지난해를 기준으로 서울대의 교수(전임교원)는 모두 1800여 명으로, 부산대(1140명)와 부경대(560명)가 통합하면 교수 수는 1700명이 돼 서울대 수준으로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서울대 규모의 거대 대학이 부산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통합 이후 구조조정의 과정을 거치다 보면 수치가 줄어들 수도 있지만 규모는 현재에 비해 확실히 확대돼 대학 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학생 수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학생(대학원생 포함)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도 부산대(2만9000여 명)와 부경대(2만8000여 명)가 서울대(2만7000명)보다 많다.

교지(본교) 보유 면적은 부산대(98만3053㎡)와 부경대(68만3373㎡)를 합친다 해도 서울대(473만6629㎡)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예산의 경우 2010년 세입(일반회계+기성회계+발전기금) 결산 기준으로 부산대(2000억 원)와 부경대(1000억 원)가 통합되면 서울대(3800억 원)에 근접하는 수준이 된다.

부산의 주요 국립대가 통합이라는 강수를 둔 것은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지역 고교생들의 수도권 대학 선호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데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전국 대학이 구조조정 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구조개편을 통해 두 대학의 중복·유사학과는 통폐합하고, 우수 학과는 '덩치'를 키우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부산지역 우수인재들의 '인(in) 서울(수도권 대학 진학)' 선호 현상이 가속화하는 현실에서 부산의 주요 국립대가 함께 위기에 대처해야 할 때가 왔다"며 "이렇게라도 경쟁력을 강화해야만 지역의 우수인재들이 유출되는 기형적 현상을 막을 수 있고 반값 등록금 등 사회현안에 대한 해결책도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부경대는 지난 1996년 부산수산대와 부산공업대가 통합한 이후 신입생 입학성적이 높아지고, 학문 다양화로 국책사업 유치가 활발해졌으며, 취업률이 개선되는 등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보고 있다. 부산대도 밀양대와 통합 이후 캠퍼스별 특화를 통해 성장의 토대를 닦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두 대학은 11일 가질 통합 관련 협약식에 앞서 배포된 공동발전 선언문에서 "인문·기초과학 등 보호학문의 발전을 도모하고 해양과학기술을 비롯한 국가 및 지역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산·학·연 협력 강화 방안을 강구하게 된다"고 밝혔다. 기초학문을 보호해 취업 등 경쟁력이 있는 학과 위주로 대학 구조가 개편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밀양대와 통폐합한 부산대가 부산 장전과 아미, 양산, 밀양, 내이 등 총 5곳의 캠퍼스를 지역별로 특화해 하나의 벨트를 구축한 것처럼, 여기에 대연과 용당(부경대)을 더해 총 7개 지역별 캠퍼스를 특화하는 방식으로 대학의 발전 로드맵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두 대학의 이번 통합 추진 합의는 그간 진행됐던 정부의 '지침'에 따르는 방식이 아니라 대학 구조조정을 원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부합해 대학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통합 논의가 구체화될 것으로 교육계는 바라보고 있다.

■통합 방안 '난제'

통합이라는 거대한 명제에는 동의했지만 각론으로 들어갈 경우 부산대와 부경대가 통합 모델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관한 논란도 제기될 전망이다. 그간 부경대는 '연합대학' 형태의 통합을 계속 주장해 왔다. 2006년 부산대와 밀양대 통합처럼 부산대로의 '흡수 통폐합'이 아니라 각 대학의 형태는 유지하되 두 대학이 연대해 힘을 배가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이같이 '느슨한' 방식으로는 본격적인 대학 위기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기 힘들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완전 통합을 해야만 중복·유사학과를 통폐합을 통해 정리하는 등 대학 위기 상황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 같은 형식, 다시 말해 부경대가 부산대로 통폐합될 경우 대학 구조조정이 동반되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난항이 예고된다. 지난해 초 부산대와 창원대 간 통합 논의가 있었지만 부산대로의 '흡수 통폐합'을 반대하는 학내 구성원 및 경남 지역사회의 거대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또한 정부의 계획대로 통합이 법인화로 가는 중간단계라는 점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반대도 거셀 것으로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


# 어떻게 진행됐나

- 대학 구조조정 사회 이슈 부상…양 학교, 극비리 통합 논의 재개
- 총장·핵심 관계자만 정보 공유, 그동안 각자 대학 통합 추진

   
부산대와 부경대는 정부의 국립대 통합 방침에 따라 지난 수년간 지역 내 다른 국립대인 부산교대 한국해양대 등과 함께 꾸준히 통합 방안을 논의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4월 교육과학기술부의 '국립대 권역별 통합 추진계획서' 제출 시한을 넘겨 통합 안건이 사실상 무산된 이후 지역 국립대들 간의 통합 논의는 물 건너 간 듯했다.

하지만 최근 학령인구 감소에 의한 대학 위기와 반값 등록금에 따른 대학 구조조정 등이 사회문제화하면서 두 대학의 통합 논의도 교과부의 '시한'과는 관계없이 최근 극비리에 재개됐다. 총장의 지시에 따라 두 대학 핵심 관계자들이 실무 선에서 논의, 11일 통합을 전제로 한 공동발전 선언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통합 논의는 두 대학의 총장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 몇 명만 공유하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논의과정도 007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졌다. 한국해양대와 부산교대는 해양 특성화, 초등교원 양성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통합에 부정적이어서 제외됐다.

부산대와 부경대는 그간 각자 통폐합을 추진해 왔다. 우선 부산대는 2006년 밀양대와 통합했다. 통합 뒤 입학정원은 당시 기준으로 800여 명이 줄었으나 교수 수가 현재 1100여 명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교육환경 개선과 양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부산대는 지난해 초 창원대와도 통합 논의를 본격적으로 벌였으나 지역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부경대는 1996년 부산수산대와 부산공업대가 통폐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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