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산악지형 때문에 활주로 양방향 이착륙이 원활하지 못해 '반쪽 공항'이라는 오명을 가진 김해공항에 '역방향 이륙'이 허용될지 주목된다.

역방향 이륙이란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들이 신어산, 돗대산 등 활주로 북쪽 산악지형과의 충돌 등을 우려해 일정 세기(10노트) 이하의 북풍이 불면 순방향인활주로 북쪽이 아닌 역방향인 활주로 남쪽방향으로 이륙하는 것을 말한다.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들은 평소 북풍이 불면 맞바람을 받기 위해 활주로 북쪽 방향으로 이착륙하고, 남풍이 불면 활주로 남쪽 방향으로 이착륙한다.

21일 공군 제5전술공수비행단(5전비)과 부산지방항공청(부항청)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김해공항에 취항한 민간 항공사들의 '역방향 이륙'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수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역방향 이륙이 가능해야 최대이륙중량의 제한없이 승객, 화물을 실을 수 있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점과 선회 등 항공기 체공시간 증가로 인한 항공사고 우려가 있는만큼 항공안전이 우선이라는 관점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먼저 항공사들은 순방향 이륙시 북쪽의 산악지형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높은 항공기 상승각도와 엔진추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대이륙중량 감소로 인한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여름철엔 기온 상승으로 공기밀도가 낮아지고 항공기 양력(뜨는 힘)도 작아져 최대이륙중량이 당연히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항공기 자체 최대이륙중량 79ｔ, 승객 144명이 정원인 보잉 737-800 기종은 기온 33도, 바람 10노트의 조건에서 순방향 이륙시 최대이륙중량은 약 13ｔ이 감소한 65.9ｔ이 된다.

이 경우 감소한 최대이륙중량만큼 승객만 줄여 탑승시킨다고 가정하면 성인 남성 1인당 100㎏(몸무게 80㎏, 수하물 20㎏) 기준으로 결국 144명 정원 중 승객 130명을 태우지 못해 항공기 영업손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항공사들은 남쪽엔 산악지형이 없어 충돌사고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에 10노트의 이하의 바람, 입항 항공기가 없거나 교통상황이 허락되는 조건에서는 역방향이륙을 허가해달라고 5전비에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역방향 이륙이 허용되지 않으면 영업이익을 맞추기 어려워 앞으로 김해공항 중장거리 노선 취항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해공항 관제권을 가지고 있는 5전비의 한 관계자는 "역방향 이륙을허용하면 착륙 항공기와 이륙 항공기의 진행방향이 엇갈려 공중 충돌 우려가 있다"며 "이륙 항공기로 인해 착륙 예정 항공기의 공중 선회시간이 길어지거나 사고위험도 높아 안전성 검토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항공사들이 역방향 이륙 요구가 입항 항공기가 없는 야간은 물론 주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면밀한 세부절차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역방향 이륙의 혜택이 기대되는 대형항공기 보유 항공사와 이착륙 횟수가 빈번한 소형항공기 보유 항공사와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며 "이에 대한 조정만 해결된다면 절차상의 문제는 그리 어렵지 않아 역방향 이륙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