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청 "정부 지침대로 한 것"

경남도교육청과 일선 초·중·고교가 조리원 등 비정규직 근로자의 학교취업규칙을 일방적으로 개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로 구성된 전국여성노동조합 경남지부(이하 경남지부)는 일방적인 취업규칙 개정으로 임금 등에 상당한 불이익을 받게 돼 당초 취업규칙대로 임금 지급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경남도교육청에 전달했다고 4일 밝혔다. 경남지부는 도교육청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적소송 등 강력 대응에 나서기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경남도 내에는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가 1만여 명에 이른다.

경남지부에 따르면 경남도교육청은 10급 기능직 1호봉 월급여 기본급(73만5000원)의 21배(1500여만 원)를 초·중·고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의 연급여액으로 지급하도록 규정한 학교취업규칙을 변경, 일선 학교에 통보했다. 도교육청은 학교취업규칙 변경을 통해 비정규직의 연급여를 10급 기능직 직원 기본급(106만 원)에 16.2배를 곱해 기존 1500여만 원에서 200만 원 가량 오른 1700여만 원을 지급하도록 조정했다.

도교육청이 이처럼 학교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은 올해 공무원 보수체계가 바뀌면서 10급 기능직 공무원 1호봉 기본급이 38%가량 인상됐기 때문이다. 10급 기능직 공무원 1호봉 기본급은 보수체계 변경으로 교통보조비 등 제수당 35만 원이 포함되면서 기존 73만5000원에서 106만 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기존 취업규칙으로 비정규직 연봉을 책정하면 2200여만 원으로 인상될 상황에 처하자 올 공무원 급여 인상률 5.1%에 해당하는 200만 원 가량만 인상하는 내용의 학교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교육청이 근로자 생계가 걸린 취업규칙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경남지부 이성임 교육부장은 "근로기준법에 해당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개정은 반드시 본인의 동의를 받도록 돼 있고 변경된 취업규칙은 급여액 등에서 종전 규정보다 크게 불리해 동의 후 적용해야 한다"며 "하지만 상당수 학교가 해당 근로자 동의없이 교육청 지침을 그대로 적용, 규정을 어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교 비정규직 급여는 도교육청 예산으로 지급하지만 취업 등 고용계약은 단위 학교장과 근로자가 체결하는 이중구조로 돼 있다.

하지만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취업규칙 개정 후 종전보다 급여가 다소 올라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이 아니다는 고용노동부의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정부의 지침에 따라 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이며 앞으로 학교 근로자들과 충분한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