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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새벽 KTX(경부고속철도) 금정터널에서 부산시의회 재난방재대책 소위원회 권칠우 김영욱 이병조 의원 등이 소방안전·방재설비 실태를 살펴보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 |
- 소화기 보관함 잘 안 열리고 설명서 없어 사용 어려워
- 철로 옆 보행로 걷기 불편, "연기 빼내는 시설 급선무"
"국내 최장 터널의 방재시스템이 이렇게 부실할 줄 몰랐습니다."
1일 0시~새벽 3시 KTX(경부고속철도) 금정터널(20.3㎞) 현장에서 소방안전·방재설비 실태를 조사, 점검하고 나온 부산시의회 재난방재대책 소위원회(방재소위) 의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금정터널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거의 무방비 상태(본지 1일자 1면 보도)인 사실을 그대로 체감했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이날 방재소위 및 부산시 관계공무원 등 점검팀은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 있는 사갱(경사터널) 입구에서 차량을 통해 금정터널 내부로 들어간 뒤 소화기 보관함을 살펴봤다. 500m 간격으로 벽면에 소화기(20㎏짜리)가 1대씩 설치돼 있었으나 소화기 보관함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고, 보관함 외부에는 설명문도 없었다. "위급 상황시 열차승무원이나 승객이 이를 손쉽게 열어 사용하기는 어려운 상태였다"고 방재소위 관계자는 말했다.
점검팀은 또 터널 안에서 비교적 가까운 구난대피소 1곳을 찾아갔다. 대피소까지 거리는 2.35㎞였고, 걸어가는데 40여 분이 걸렸다. 화재 연기가 퍼지는 상황을 가정할 때 이 정도 소요시간으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철로 옆 보행로는 덜커덩 거려 걷기 불편했다.
대피소(200㎡) 안에는 연기 차단시설이 돼 있으나 편의시설이 거의 전무할 정도로 열악했다. 비상의약품과 마스크 등 방재장비가 전혀 없었다. 물이 나오는 관로(꼭지)가 달랑 하나 있고, 이마저도 음용수로 검증이 안 된 상태였다. 화장실도 1곳 있으나 변기 3칸이 전부다.
부산시 관계자는 "대피소 사방 벽면이 온통 콘크리트로 돼 있다. 대피소가 안정감을 주지 않고 오히려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면서 "벽면에 색채를 입히고 방재장비를 갖추는 등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금정터널은 화재 발생 때 연기를 강제로 빼내는 시설이 없어 연기가 자연적으로 빠져나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가 넘는 이 터널에서 연기가 빠질 수 있는 곳은 열차 진·출입구 2곳, 지상과 연결된 수직구(4곳) 및 사갱(2곳) 등인 점을 감안하면 화재 연기에 대한 대비가 극히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방재소위 김영욱 위원장과 부산시소방본부 관계자는 "금정터널의 화재 발생 등 비상시 대규모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연기를 신속히 밖으로 빼내거나 없애는 시설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며 "우선 수직구 입구 등을 크게 확장해 대규모 배연시설을 제대로 설치하고, 환기시설과 비상통로도 대폭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