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급 감축·행정 불이익 병행

비리 교원을 교단에 복귀시킨 사립학교에 대해 부산시교육청이 해당 교사 인건비 지원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 중등 사학의 교사 인건비는 교육청이 전액 부담하고 있어, 이번 조치는 비리사학에 대한 '철퇴'로 풀이된다.

부산시교육청은 채용비리를 저지른 배정학원 소속 교사 14명과 항도학원 소속 교사 2명에 대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재정결함보조금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재정결함보조금은 사립학교법에 근거해정부가 사학의 재정 부족분을 보조하는 지원금으로 대부분이 교사 인건비다. 

이번 시교육청의 조치는 비리 교사는 교사로 볼 수 없다는 유권해석에 따른 것이다. 사학 교사에 대한 인건비 지원 중단은 전국적으로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강력한 조치로, 학교법인에게는 재정적으로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 신태용 감사담당관은 "비리사학이 사학법으로 보호받고 있는 현실에서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보다 인건비를 중단시키는 것이 가장 확실한 제재가 될 것으로 보고 이같이 결정했다"며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교원은 교육공무원에 준해 교육청이 인건비를 지원해야 하는 일반 사학 교사와는 다르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신 감사담당관은 "1년에 전입금을 한 푼도 못내는 사학이 많은 실정이기 때문에 인건비 지원을 중단하면 법인도 더 이상 버티기는 힘들 것"이라며 "합격 취소 요구를 받아 들이지 않을 경우 학급 수 감축, 각종 지원 중단 등 행정·재정적 제재도 추가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사 채용비리 혐의로 벌금형이 확정된 배정중·고교와 부산정보과학고 법인인 배정학원 소속 교사 14명은 지난해 7월 면직됐으나, 면직 과정에서 학교법인이 교원징계위원회를 열지 않아 절차상 하자가 인정돼 면직처분 무효 판결을 받고 교단에 복귀했다. 학교법인은 최근 뒤늦게 교원징계위를 열고 해당 교사 14명 중 3명은 정직 1개월, 5명은 감봉 2개월을 결정했으며, 나머지 6명은 이미 징계시효(2년)가 지났다며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

항도중학교의 법인인 항도학원은 이사장 아들과 한 기간제 교사 등 2명을 정교사로 합격시키기 위해 공채시험 문제지를 사전에 유출하는 등의 채용비리가 지난 5월 시교육청 특별감사에서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