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권 포퓰리즘 논란 속 촉발…與, 국가장학금으로 부담 완화
- 대교협, 정부 재정지원 확대를
- 대학도 수입원 다변화 등 필요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대학생들의 주장이 거세지고, 전국 4년제 대학들의 연합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등록금 부담 완화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정치권으로부터 촉발된 대학 등록금 완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서울에서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이행을 촉구하며 매일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는 가운데 부산지역 대학생들의 동참도 늘어나고 있다. 부산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동의대 부산교대 총학생회장들은 지난 4일 부산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오는 8일 반값 등록금 관련 성명을 발표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 1일 부산대 앞에서 경성대 동아대 부경대 부산교대 부산외대 등 학생들이 촛불문화제를 연 이후 반값 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는 1인 시위도 계속해오고 있다.

학생들은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한나라당의 반값 등록금 방안(소득하위 50% 계층 B학점 이상)은 실효성이 없다며, 이명박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던 반값 등록금 실현을 촉구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비를 마련하느라 공부에 매진할 수 없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B학점 이상은 지나친 기준"이라며 "등록금 자체를 인하해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학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국 4년제 대학들의 연합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는 등록금 대책 TF를 구성하고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한 방안을 찾기로 했다. 대교협의 등록금 대책 TF에는 고려대 숙명여대 연세대 영남대 이화여대 한림대 홍익대 등 7개 대학 총장들이 참여했다. 대교협은 대학 누적적립금(전국 149개 4년제 사립대 2009년 결산 기준 총 6조9493억 원)의 적극적 인 활용, 학생 장학금 확충 등을 협의하기로 했으며, 무엇보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등 국가의 대학재정 확대를 위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반값 등록금 논쟁은 비싼 대학 등록금에서 비롯됐다. 2010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교육지표에 따르면 미국 영국 일본 등 11개국 중 우리나라 국공립대와 사립대 등록금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처럼 높은 등록금을 대학들이 스스로 내리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발전기금 확대 등 수입원을 다변화해 대학 재정의 등록금 의존도를 줄이는 방식 등으로 등록금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체 교육 재정의 12%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고등교육 재정(올해 기준 4조9724억 원)의 규모 확대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지역 한 대학 총장은 "현재 논의되는 무상교육식의 반값 등록금은 매년 막대한 재정이 들어가 장기적으로는 한계가 많을뿐더러 세금 낭비의 전형이 될 수 있다"며 "초·중등교육 재정에도 훨씬 못미치는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을 확대하는 등 기본적인 대책부터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