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실종직후부터 용의자 지목
- 증거 은폐·알리바이 등 만들어
- '문자메시지 복원' 결정적 단서
- 최씨 입국 설득 통해 사건 해결
아내를 살해, 시신을 유기한 대학교수 강모(53) 씨의 신병이 30일 검찰로 송치됐다. 소름 끼칠 정도로 치밀했던 강 씨와 이를 밝혀내려는 경찰의 '두뇌 싸움'이 두 달 가까이 치열하게 진행됐다.
■완벽히 지울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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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수 아내 살해사건의 공범인 최모 씨가 30일 오후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북부경찰서로 돌아오고 있다. 최 씨는 이날 구속됐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부산 북부경찰서는 지난달 5일 박모(여·50) 씨의 실종신고가 접수되자 이틀 뒤 남편 강 씨를 불러 조사했다. 아내가 사라졌는데도 강 씨는 조사에 불성실했고, 경찰은 이때부터 강 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강 씨의 연구실과 승용차를 압수수색한 경찰은 치를 떨었다. 컴퓨터와 휴대전화 기록을 말끔히 삭제한 상태였다. 범행 당일 알리바이도 철저히 꾸며져 있었다. 차량에서 박 씨의 혈흔이 발견됐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되지 못했다.
시신 유기에 사용한 내연녀 최모(50) 씨의 승용차 역시 압수했지만, 수차례의 약품 세차로 단 하나의 증거도 남아 있지 않았다.
특히 강 씨는 소셜네트워크 '카카오톡' 본사를 찾아가 문자메시지 기록까지 삭제했다. 그러나 경찰은 마지막 증거를 찾기 위해 이를 복원해냈고, 이때부터 범행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났다.
■시신, 움직일 수 없는 증거
사실 경찰은 그동안 '실종자'가 아닌 '시신'을 수색했다. 박 씨가 살해됐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신이 없으면, 강 씨의 자백이 있어도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었다.
시신 발견이 늦어지자 경찰은 공범인 최 씨 검거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하지만 최 씨는 이미 해외로 도피한 상태. 다행히 최 씨가 지난 23일께 입국한다는 첩보가 입수돼 수사에 다시 활기가 도는 듯했다.
하지만 또 악재가 닥쳤다. 최 씨의 입국에 앞서 시신이 발견됐고, 강 씨가 긴급체포됐다. 그러자 최 씨는 다시 자취를 감췄고, 강 씨는 범행을 부인했다. 경찰은 이후 끈질긴 설득 작업을 벌여, 지난 27일 밤 입국한 최 씨를 체포했다.
결국 지식인의 탈을 쓴 강 씨의 만행으로 아내는 처참하게 숨지고, 내연녀도 쇠고랑을 찼다. 최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강 씨가, 범행이 들통나면 나의 단독범행인 걸로 위장하자고 했다. 그러면 변호사 비용도 대주겠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강 씨는 반성은커녕 최 씨에게 책임을 미루며 여전히 거짓 진술을 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최 씨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도 이날 발부됐다. 경찰은 31일 오후 부산 사하구 을숙도대교 등에서 최 씨에 대한 현장검증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