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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등가 `범전동 300번지` 불붙은 단속 갈등

성매매女 "6개월만 시간달라"… 부산진署 "8년이나 기다렸다"

경찰, 2일부터 영업 원천봉쇄… 여성들 '생계 막막' 항의편지

성매매 업소 현재 18곳 운영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1-05-20 23:05:43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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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밤 부산 부산진경찰서 경찰관들이 2명씩 조를 짜 부산진구 '범전동 300번지' 성매매 업소 입구에서 단속 활동을 하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서울 영등포구 성매매 업소 여성들이 집창촌 단속에 항의하며 수차례 집회를 벌인 가운데 부산지역 성매매 여성들도 집창촌 단속에 항의하는 편지를 경찰서장에게 보내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10일 속칭 '범전동 300번지' 성매매 여성 40여 명이 박노면 부산진경찰서장 앞으로 편지를 보낸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부산진경찰서가 성매매집결지인 부산진구 범전동 300번지 일대를 대대적으로 단속하는 데 대한 항의 편지였다. 이들 중 5명은 지난 10일 부산진경찰서 민원실을 직접 찾아와 편지를 접수하고 박 서장을 한 시간 동안 면담한 뒤 돌아갔다.

300번지 성매매 여성 40여 명이 자필로 작성한 편지에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일을 그만둘 수 없다. 시간을 달라'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A(여·40) 씨는 편지에서 "나도 처음에는 이런 일을 왜 하는지 이해 못했다. 집안 사정으로 이 직업에 뛰어들었다. 나이가 많아 다른 성매매 업소에서는 받아주지 않는다. 딸 하나와 아픈 어머니를 부양하고 있다. 단 6개월 만이라도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B(여·32) 씨는 "1남3녀 중 장녀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아버지는 위암 치료 중이고 동생은 대학생이다. 일을 하지 않으면 생활비를 댈 수 없다. 서장님이 넓은 마음으로 다시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적었다.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2일부터 매일 오후 8시에서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순찰차 1대와 경찰 10여 명을 배치, 300번지 성매매 영업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단속 초기 성매매 여성들이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지금은 밤이 돼도 가게 불을 끄고 커튼을 치는 등 영업을 중단했다. 손님도 뚝 끊겼다.

300번지 성매매 여성들의 항의 편지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단속을 멈추지 않을 방침이다. 박 서장은 20일 "2004년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됐는데도 불법행위를 버젓이 이어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여성들의 사정은 안타깝지만 8년 동안 없어지지 않은 것이 몇 개월 시간을 더 준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300번지가 해체될 때까지 무기한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300번지는 부산지역 대표적인 성매매 업소 집결지다.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크게 쇠락했지만 일부 업주와 성매매 여성들이 남아 영업을 계속해 왔다. 한때 100여 개 업소가 성황을 이뤘던 이곳은 2007년 재개발구역으로 편입되면서 업주 대부분이 보상금을 받고 떠났다. 경찰은 여성들이 보낸 편지로 미뤄 현재 이곳에 18개 업소, 40여 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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