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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제점 받은 부산경관] 문제점과 외국 선진 사례

강·산·바다 갖춘 천혜의 환경, 계획성 없는 개발에 빛 잃어

SOC 등 도시문제 해결과정서 질적 고려없는 양적 성장 치중

초고층건물들 해안에 우후죽순, 무질서 상업가 등 독창성 미비

시드니, 로테르담, 벤쿠버 등 문화, 예술 등 반영 수준 높여

  •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  |   입력 : 2011-01-16 21:09:1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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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도시들이 글로벌 도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경관 경쟁에 돌입했다. 경관은 도시의 매력을 높이고 활기를 불어넣는 도시경쟁력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 매력이 있어야 외부의 우수 기업과 고급 인력은 물론 관광객을 끌어당길 수 있다는 얘기다. 스페인 빌바오, 네덜란드 로테르담, 싱가포르, 서울 같은 도시는 도시매력을 제고하는 전략을 펼쳐 단기간에 도시경쟁력을 높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부산은 천혜의 경관자원을 보유하면서도 난개발로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부산의 경관매력도는 낙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이 세계 50개 주요 도시의 경관매력도를 조사한 결과, 부산은 42위에 그쳤다.

■부산 경관, 천혜 자연조건 못 살려

부산 남구 용호동 해안가에 들어선 오륙도 SK뷰 아파트 단지가 산-바다로 이어지는 천혜의 경관을 가로막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은 이곳을 부산의 대표적 경관 훼손 사례로 꼽았다.
초라한 부산의 경관 매력도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발연 박상필 연구위원은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른 무질서한 도시 개발과 경관 형성의 계획성, 체계성 결여로 산-강-바다로 이어지는 천혜의 삼중주로 일컬어지는 부산 경관의 강점을 못 살렸다"고 진단했다.

도로, 교량, 항만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주택공급 등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양적 성장에 치우치는 바람에 질적 수준에 대한 고려가 미흡해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다.

캐나다 벤쿠버 해안가에 조성된 녹지대는 자연경관을 잘 살려 도시의 쾌적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산의 또 다른 강점인 역사·문화적 다양성과 역동성도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은 임진왜란 초기 최대 격전지, 6·25 전쟁의 최후 방어선 같은 역사적 고난을 겪으면서 새겨진 흔적이 적지 않다. 하지만 6·25 전쟁 당시 전국에서 몰려든 피난민이 고지대와 구릉지에 무허가 판잣집을 지으면서 달동네를 형성했다. 이어 급격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노후 주거지 재개발과 재건축사업, 신시가지 건설로 고층 아파트 단지와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가 어지럽게 들어서 산과 바다를 마구 가렸다.

부산은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이 서울, 인천을 제치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다. 50층 이상 초고층 건축물 125개 동 중 39개 동이 부산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상업·업무용 같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련 있는 건물이 아니라 해안가에 주거용 초고층 건축물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 부산 경관 훼손 사례

과도한 옥외광고물로 개성 없는 부산 서면 상가.
부발연은 부산 경관의 대표적인 훼손 사례로 ▷쾌적함 미흡 ▷아름다움 부족 ▷독창성 미비 등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쾌적함 미흡은 해안가 인근 고층 아파트 단지처럼 산-강-바다로 이어지는 풍부한 경관자원이 훼손·방치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아름다움 부족은 산자락의 고층 아파트처럼 경관을 구성하는 요소가 전체적인 조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제각각 건립되고 있다는 얘기다. 독창성 미비는 무질서한 상가처럼 특징 없는 도시공간 조성과 건축물 난립, 과도한 옥외광고물로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무미건조한 도시 경관을 양산했다는 것이다.

■경쟁도시의 도시경관 전략

연필 건축물, 큐브 하우스 등 흥미로움을 자아내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시내. 부산발전연구원 제공
서울, 중국 상하이, 싱가포르 같은 동아시아 도시들은 도시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문화, 예술, 첨단기술, 디자인을 접목해 경관 수준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는 '한 도시 한 계획(One City, One Plan)'으로 경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자연·역사·문화 경관자원에 관한 상세한 목록과 도면 및 내용이 수록된 지역환경계획(LEP)을 바탕으로 개발계획을 세운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은 대형 건축물에 대한 시민의 불만이 터져나오자 도시에 문화와 예술을 접목해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같은 디자인의 건축물을 지양하고 혁신적인 건축 실험을 통해 '연필 건축물'과 '큐브 하우스' 같은 흥미로운 도시경관을 창조하고 있다.

캐나다 벤쿠버는 자연경관을 살려 수변 녹지대를 조성하고, 영국 런던은 트라팔가 광장을 잘 보존해 역사문화경관을 지키고 있다. 스페인 빌바오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세워 도시의 '랜드마크'가 됐고, 미국 실리콘밸리는 첨단IT기업으로 클러스터를 조성해 창의·활력경관을 창출했다.


# 도시 이미지 결정 4대 요소

- 도시 설계때 '자연' '역사문화' '랜드마크' '창의·활력' 고려해야

도시 이미지를 결정하는 4대 요소로는 ▷자연경관 ▷역사문화경관 ▷랜드마크 ▷창의·활력경관이 꼽힌다. 이들 4대 요소는 쾌적하고 아름답고 독특한 도시경관 형성에 영향을 주어 좋은 도시 이미지를 형성한다.

우선 자연경관 요소는 도시의 배경요소로 작용해 친환경적 도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도시를 경계짓거나 이어주는 산과 바다, 도시 내에 위치하거나 가로지르는 강과 호수 및 습지, 인위적으로 조성된 공원과 녹지가 여기에 해당된다.

역사문화경관 요소는 도시문화의 개성요소로 작용해 고유한 도시 이미지에 기여한다. 오래된 건축물이나 유적, 사적, 문화유산, 주민의 기질이 잘 드러나는 마을과 시가지, 변화 속에 형성된 특징적인 도시형태를 말한다.

랜드마크 요소는 도시상징 요소로 작용해 떠올리기 쉬운 도시 이미지에 이바지한다.

외관 및 형태가 독특하고 입지적 상징성을 갖는 건축물, 교량, 기념탑, 거리, 공원 등이 해당된다. 때로는 자연경관, 역사문화경관, 창의·활력경관 요소가 어우려져 랜드마크가 되기도 한다.

창의·활력경관 요소는 도시의 활력요소로 작용해 다양하고 활기찬 도시 이미지를 만든다. 사람, 기업, 생산물 등의 상호 교류와 소통 과정에서 나타나는 도시의 상업, 업무, 주거지 같은 생활상 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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