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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현장 이모저모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1-18 10: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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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서울 시내 시험장 곳곳에서는 지각하거나 신분증 등 시험 준비물을 집에 놓고 나온 수험생이 속출했다.

출근길 교통은 평소와 달리 정체가 거의 없었지만, 시험장 주변에는 수험생을 태우고 온 차량이 뒤엉켜 극심한 체증을 빚기도 했다.



=허겁지겁ㆍ허둥지둥 지각생 속출=

0...시험장 입장 시각인 오전 8시10분을 지키지 못해 진땀을 흘린 수험생은 이번 수능 시험일에도 속출했다.

강남구 경기고에서는 교문이 닫히기 직전에 한 남학생이 한 손에 도시락 가방을들고 허둥지둥 순찰차에서 내렸다.

교문 앞에서 응원하던 이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이 학생은 멋쩍은 듯 웃으며 학교 안으로 뛰어들어갔고 응원전을 마무리하던 후배들은 "수능 대박 나세요"라고 외쳤다.

이 학교에서는 수험생이 승용차에 놓고 내린 도시락을 부모가 들고 허겁지겁 뒤따라와 건네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도 오전 8시35분께 순찰차를 타고 한 학생이 정문 앞에내려 학교로 뛰어들어갔다.

경찰은 "여의도 MBC 근처에서 수험생으로 보이는 학생을 보고 태워왔다. 길을 몰라 헤매고 있더라"고 전했다.

서초구 서울고에서는 오전 8시께 시험장을 잘못 찾아온 학생의 부모가 정문으로뛰어들어가 애타는 표정으로 "어떡해!"를 연발하며 경찰에 도움을 청했다.

이 학교 정문 경비실에서는 신분증을 집에 두고 시험장에 들어간 수험생이 있었는지 자녀의 신분증을 들고 학부모가 찾아와 수위에게 급히 전달하기도 했다.



=출근길 교통은 수월…시험장 주변은 정체=

0...일부 회사의 출근 시각이 오전 10시로 늦춰지고 고교 1, 2학년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않는 등 이날 서울 시내 출근길 교통은 평소보다 수월했다.

서울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수험생이 시험장으로 가는 오전 7시부터8시 사이 출근길 정체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차량이 분산된 탓인지 오전 9시가 넘어서도 막히지 않았다.

하지만 시험장 부근은 수험생을 태워다주려는 승용차가 몰리면서 정체를 보였다.

강남구 압구정고 주변 도로는 수험생을 데려다 주려는 학부모의 차량으로 수험생 입장시각인 오전 8시10분까지 몸살을 앓았다.

평소 오전 7시께 심하게 막히지 않는 학교 인근 압구정로는 500여m 떨어진 갤러리아 백화점 부근까지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수험생이 감기에 걸릴 것을 염려한 학부모가 교문 바로 앞까지 승용차로 데려다 주는 경우도 많아 대로에서 교문까지 이어지는 이면도로 150m 구간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이처럼 차량이 밀리자 차에서 내려 걸어가는 교복 차림의 수험생도 눈에 많이 띄었다.

인근 아파트의 한 경비원은 "주민 차량도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시험이 끝나는 시간대에도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강남구 경기고 앞 영동대로도 학교 안으로 들어가려는 차량과 대치동 방향에서 자녀를 태우고 와 유턴하려는 차량이 뒤엉켜 혼잡했다.

영등포구 여의도여고는 일부 학부모가 수험생을 태운 채 교문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감독관과 언론사 차량만 들어갈 수 있다며 통제하기도 했다.

=경찰, 수능 도우미 역할 `톡톡'=

0...전국에 1만2천여명을 동원해 시험장 안전과 주변 교통 관리 지원을 한 경찰은 지각생을 태워다주고, 도시락을 대신 가져다주는 등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서초구 서울고에서는 정문 경비실에서 근무를 서고 있던 서초파출소 소속 경찰관이 학부모 부탁으로 교실에 직접 가 수험생에게 도시락을 전해줬다.

이 경찰관은 "정오쯤에 수험생 어머니 한 명이 정문 앞에서 초조하게 자녀를 기다리다 '아이랑 만나기로 했는데 나오지 않는다. 도시락을 전해줄 수 있느냐'고 부탁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교실에서 이름을 부르니 공부를 하던 학생이 조용히 손을 들더라"며 "오전에 시험을 잘 보지 못해 어머니를 만나러 나오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금천경찰서 이승윤 경위는 수험생이 신분증을 놓고 갔다는 신고를 받고 이수험생 어머니를 영등포구 관악고까지 태워다줬다.

노원서 이건양 경사는 수험표를 갖고 오지 않았다는 학생을 시험장인 서라벌고에서 중계동 자택까지 데리고 갔다가 다시 태워오기도 했다.

대전 중부경찰서의 서대전지구대 강은구 경위와 진혁식 경사는 오전 7시35분께 "늦잠을 자서 시험 시간에 늦을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수험생을 수송하기도 했다.

경기 구리서 이성희 경장은 구리여중으로 돼 있는 시험장을 구리중으로 착각하고 당황하던 수험생을 발견하고 긴급 수송했다.

제주 동부서 현주헌 순경은 오전 7시50분께 한 수험생으로부터 손목시계를 집에두고왔다는 사연을 듣고 자신의 시계를 빌려주며 시험을 잘 치를 수 있도록 지원했다.

경찰청은 이날 경찰차량으로 수험생 수송 1천59건, 빈차 태워주기 유도 350건, 고사장 착오자 수송 87건, 수험표 찾아주기 65건, 환자수송 13건, 기타 168건 등 수험생에게 총 1천742건의 편의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시험삼아 한번" 여유만만 중도 포기자=

0...강남구 압구정고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 한 명이 3교시 외국어영역을 마친 오후 2시30분께 시험장을 나와 관심을 모았다.

이 수험생은 한 대학의 수시 1차에 합격해 수능을 볼 필요가 없는 김주현(18)양으로 "오랜 시간 시험을 보려니 힘이 들어 중간에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시험장을 나서던 김 양은 "수능을 굳이 안 봐도 되지만 경험삼아 임했다"며 "오전까지는 잘 봤는데 오후 들어 몸이 늘어지고 힘이 들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마음뿐 아니라 몸도 자식과 함께=

0...시험장 교문 앞에서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학부모들이 자녀가시험을 잘 보기를 바라는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강남구 휘문고 정문 앞에서는 충북 제천에서 상경한 민정순(49)씨가 눈을 감고 직접 쓴 기도문을 읽으며 시험이 끝날 때까지 아들을 응원했다.

민씨는 "아들이 재수하는 학원이 근처라 이곳에서 시험을 보게 됐다. 서울의 좋은 대학 1학년생인데 의사가 되려고 다시 수능을 치르고 있다. 자식이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기를 바랄뿐이다"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3교시까지 서울고 앞을 지킨 이영남(46)씨는 "내가 시험장 앞에서 기도한다니 아들이 안쓰러웠던지 `꼭 잘 봐야 하는 언어, 외국어 시간만 열심히 기도해 주고 수리, 윤리와 국사 시간에는 주무셔도 된다'며 기도 타임을 정해줬다"며 웃었다.

이씨는 "며칠 전부터 도시락에 싸줄 메뉴를 이것 저것 고민하며 연습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떨리는 것 같다"고 심정을 덧붙였다.

압구정고에서도 학부모 4명이 교문 앞에 남아 자녀를 응원했다. 이들은 이날 처음 만났는데도 각자 기도를 하다 잠시 모여 대화를 나누며 애타는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점심은 김밥으로 함께 때웠다. 불안해서 밥이 넘어가는지도 잘 모르겠더라"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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