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경남 양산지역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하 양평원) 분원을 추진하자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하 부산여성개발원)이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부산여성개발원은 24일 성명서를 통해 양산시에 양평원 분원 설치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부산여성개발원은 성명서에서 "최근 여성가족부가 양평원 분원 설치에 필요한 사업비 14억 원을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며 "예산안이 처리돼 양평원 분원이 양산에 설치되면 지역 내 유사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 중복돼 예산낭비와 업무 비효율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부산여성개발원은 또 "양평원은 영남권과 전라권 등 남부권역에 성평등 교육전담기관이 없어 양산에 분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미 여러 지자체가 국·시비로 여성정책 전문기관을 설립해 연구 및 교육사업을 하고 있다"며 "특히 부산여성개발원은 2008년 10월 여성가족부로부터 성별영향평가센터로 지정돼 별도의 예산지원 없이 부산을 비롯해 울산 경남지역의 성별영향평가 컨설팅, 공무원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부 산하기관인 양평원은 '성인지정책교육' '전문인력양성 교육' '교육프로그램 및 교과목 개발' 등의 주요사업을 전담하는 기관이 남부권역에 없다는 이유로 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양산시는 지난달 중순 하북면 초산리 1만~1만6500㎡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조건을 내세워 유치전에 뛰어들어 유치가 유력하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여성개발원이 분원 설치에 반대 입장을 밝히자 '기관 이기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여성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부산여성개발원이 역할 축소를 우려해 양평원의 분원 설치를 반대한다면 기관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며 "더 넓고 다양한 관점에서 분원 설치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여성개발원은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지역여성단체와 협력해 부당성을 지적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여성개발원 이옥경 연구원은 "분원 설치 대상지가 북구 금곡동 부산여성개발원에서 26㎞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영남과 전라권역을 아울러야 할 분원이 수요자가 많은 통합창원시 등 중간 위치가 아닌 외곽에, 게다가 유사 기능을 가진 기관 인근에 설치되면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