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올해 여름에는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절경이 펼쳐진 남해로 훌쩍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경남에는 규모가 큰 해수욕장은 물론 중소형 해수욕장도 곳곳에 있어 시원한 바닷바람에 더위를 날려보내려는 피서객들에게 적격이다.

또 각 지자체에서는 피서철을 맞아 다양한 문화행사를 준비하고 있고, 곳곳에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피서지도 많아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청정해역' 해수욕장에 '풍덩'

거제시와 통영시, 남해군 등의 해수욕장은 9일∼15일 사이 일제히 개장해 피서객들을 맞는다.

현재 경남도에서 관리하는 20여개 해수욕장 외에도 마을 단위로 운영하는 소규모 해수욕장도 많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안가를 일주하다 마음에 드는 해수욕장을 골라 바닷물에 발을 담가보는 것도 좋겠다.

경남 남해군 상주에 있는 은모래비치 해수욕장의 전경.

가장 규모가 큰 해수욕장으로는 연간 300만명이 방문하는 남해군 상주 은모래비치 해수욕장을 꼽을 수 있다.

부채꼴 모양으로 2㎞에 걸쳐 펼쳐진 백사장에는 이름처럼 고운 모래가 쌓여 있는데다, 바다 쪽에는 작은 섬들이 해안가를 감싸고 있어 아늑한 느낌이 든다.

거제에 있는 학동 흑진주 몽돌 해수욕장이나 구조라 해수욕장도 맑은 바닷물과 얕은 수심, 아름다운 해안선 등으로 유명하다.

사천의 남일대 해수욕장을 찾아 바다 수영을 즐기면서 스콜피온 바위, 코끼리 바위 등 신기한 모습의 바위들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피서법이다.

경남도 조사에서 가장 수질이 좋은 해수욕장 중 하나로 뽑힌 통영시 비진도 해수욕장 역시 에메랄드 빛 바다와 아기자기한 남해의 섬 풍경을 자랑한다.



◇도시에서의 탈출 '생태관광'

도시에서의 일상을 모두 잊고 때묻지 않은 자연을 즐기려는 피서객들에게는 경남 지역의 다양한 생태관광이 제격이다.

남해군에 있는 '남해 바래길'은 경남의 대표적인 생태 탐방지.

'바래'는 바닷물이 빠질 때 드러난 갯벌에서 해초류 등을 채취하는 것을 일컫는말로, 남해 바래길은 이 지역 여성들이 갯벌에서 해초류와 조개, 낚지 등을 담아 오던 길을 일컫는다.

이 길은 총 55km 구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관광객들은 지겟길, 말발굽길, 고사리밭길, 동대만 진지리길 등 4가지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 직접 걸어보며 자연을 느껴볼 수 있다.

창녕군 유어면 대대리에 있는 국내 최대의 자연늪인 우포늪도 빠질 수 없는 생태 피서지다.

최근 멸종위기종인 따오기(천연기념물 제198호) 복원사업이 한창인 이곳은 세계환경올림픽인 '제10차 람사르총회'의 공식 방문지로 지정될 만큼 뛰어난 생태미를 간직하고 있다.



◇"명소관광과 피서를 한번에"

시원한 계곡물로 더위도 쫓고 근처에서 역사적 명소도 둘러볼 수 있는 피서지도많다.

밀양시 산내면에는 천연기념물 제224호인 '얼음골'이 있다.

3면이 절벽에 둘러싸인 골짜기인 얼음골은 삼복더위가 계속되는 8월까지 결빙상태가 유지되는 신비한 피서지로, 이곳에서 더위를 식히다가 근처에서 일연이 삼국유사를 탈고했다는 명승지인 표충사를 둘러볼 수도 있다.

양산시 하북면에 있는 내원사 계곡은 맑고 깨끗한 물과 계곡 주위의 병풍모양 바위가 일품이다.

내원사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대둔사를 창건하면서 주위에 둔 암자로, 6.25 전쟁 때 불탄 것을 1958년 수옥 비구니가 재건했다.

김해시 장유면의 장유대청계곡도 시원하고 맑고 폭포수 물과 울창한 숲을 자랑하고 있으며 인근에 장유암과 용지봉을 올라 등산을 즐길 수 있다.

계곡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잠든 봉하마을이 위치해 시원한 오전 시간대나 해거름에 함께 둘러볼 수도 있다.

김해시 상동면 묵방리에 있는 장척계곡 인근에도 영화 '달마야 놀자' 촬영장인 은하사(경남도 유형문화재 제238호), 영남지역 유일한 시민천문대인 김해천문대 등이 위치해 있다.



◇문화행사는 '덤'

경남을 찾는 피서객들은 다양한 문화행사도 덤으로 챙길 수 있다.

낮에는 바다나 계곡에 몸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고 나서 오후에는 문화공연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먼저 통영에서는 이달 17일부터 열흘간 전국의 소극장 연극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3회 통영 연극예술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에는 29개 극단이 참가, 통영 시민문화회관과 극단 벅수골의 소극장 무대 등에서 연극과 뮤지컬, 무용 등 29개 작품을 50회에 걸쳐 선보인다.

또 밀양 북부면 가산리에 위치한 밀양연극촌에서는 '제10회 밀양 여름공연예술잔치'가 22일부터 열흘간 열리고, 거창국제연극제도 30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거창군 수승대 일대에서 열린다.

사천 삼천포대교 공원에서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4일간 '2010 사천세계타악축제'가 열린다.

오후 8시부터 3시간 가량 펼쳐지는 이 공연에서는 미국과 프랑스, 일본,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에서 초청된 타악팀들의 연주를 들으며 더위를 하늘로 날려보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