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교정시설의 수돗물 사용량이 웬만한 대단지 아파트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상수도사업본부는 2009년 부산지역 용도별 다량급수처 현황을 집계한 결과 부산구치소가 총 119만2491㎥의 수돗물을 사용해 생활용수 부문 2위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부산구치소의 월평균 사용량은 9만9370㎥로, 한 달 요금이 8939만1000원이나 됐다. 지난해 전체 요금은 10억7200만 원에 달했다. 이는 북구 화명동 D아파트(3382가구), 동래구 사직동 S아파트(2947가구)의 사용량을 뛰어넘는 수치다. 부산구치소 수용인원이 2000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사용량이다.

부산교도소의 물 씀씀이도 만만치 않았다. 부산교도소는 지난해 월평균 4만8980㎥, 총 58만7724㎥의 수돗물을 썼다. 수도요금은 한 달에 4172만1000원을 냈다. 목욕시설 중 가장 많은 수돗물을 쓴 연제구 연산동 D레포츠(26만6176㎥)보다도 더 많은 물을 사용했다. 부산교도소 수용인원은 부산구치소와 비슷하다.

상수도사업본부마저 궁금해하는 이들 기관의 다량급수 이유는 뭘까. 바로 5년 전 인권보호 차원에서 각 수용거실 싱크대와 화장실에 설치된 수도꼭지가 원인이었다. 부산구치소와 부산교도소에 따르면 재소자들은 여름이면 밤새 수도꼭지를 틀어놓는다. 에어컨 효과를 대신하는 것이다. 또 평소에도 화장실 냄새를 없애기 위해 온종일 수돗물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잦다. 특히 '몸이 보배'라며 하루에도 몇 번씩 샤워를 하는 재소자도 많다. 부산구치소 관계자는 "사람 사는 데 기본이 물이다 보니 재소자들이 '인권'을 내세우면 달리 대응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