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한때 위판이 중단됐던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 서정빈 인턴기자

부산공동어시장 내 '뒷고기' 불법 유통에 대한 해경의 수사에 반발해 집단 휴업계를 제출(본지 29일자 8면 보도)한 중도매인들이 집단적으로 경매에 참여하지 않아 모든 위판 업무가 한때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부산공동어시장 위판업무가 중단된 것은 개장 이후 46년 만에 처음이다.

중도매인들은 29일 오전 6시 부산 서구 남부민동 부산공동어시장 3층 중도매인협회 사무실에서 최근 부산 해양경찰서의 위판 직전의 수산물을 빼돌리는 속칭 '뒷고기' 불법 유통 수사와 관련, 경매 참여 여부를 논의하는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 바람에 오전 6시부터 시작되는 위판 업무가 오전 8시까지 2시간 동안 중단됐고, 대형선망어선과 대형기선저인망어선 등 모두 25척의 어선들이 어획한 고등어와 삼치 등 18㎏짜리 3만9230상자가 위판장에 깔리거나 어선에 실린 채 대기하는 등 제때 유통되지 못했다.

위판 업무가 중단되자 부산공동어시장 최경석 사장 등 임직원들이 중도매인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에 나섰고, 중도매인들은 2시간 동안의 회의 끝에 위판장에 있는 물량에 대해 경매를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아 전면 위판 중단이라는 위기는 넘겼다. 하지만 위판 중단 사태가 재발할 우려는 여전하다. 중도매인협회가 이날 오후 임원 대책회의를 갖고 내년 1월 3일까지는 정상적으로 경매에 참여하되 4일 초매식 후 다시 대책회의를 갖고 향후 대응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부산공동어시장 관계자는 "선도 유지에 좋은 겨울인 데다 위판 중단 시간도 2시간에 불과해 어가 하락과 같은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며 "하지만 해경 수사 결과에 따라 위판 중단 사태가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공동어시장은 국내 최대의 수산물 시장으로, 하루 유통 규모는 전국 연근해 수산물의 30% 수준인 1500∼2000t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