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3일 개장하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이하 센텀시티점)이 대규모 인력 채용 과정에서 장애인을 배제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22일 신세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채용박람회와 그룹 공채 등을 통해 센텀시티점에서 일할 신규 직원 6000여 명을 채용했다. 이는 신세계 단일 채용 사상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심각한 취업난 속에 구직자들에게 '단비'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이 가운데 장애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신규 직원 가운데 신세계가 직접 임금을 지급하는 직원은 300여 명으로, 기존 신세계그룹 계열사에서 옮겨온 사람까지 합치면 센텀시티점에만 모두 450여 명의 정직원이 일하고 있지만 이들 가운데서도 장애인은 한 명도 없다. 이들 외에도 사실상 신세계 측이 임금을 지급하는 주차 보안 환경 등 분야의 용역업체에서도 700여 명을 새롭게 채용했지만 장애인은 완전히 소외됐다.

현행 '장애인 고용 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의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전체 근로자의 2%에 해당하는 장애인을 채용해야 한다.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1명당 매달 50만 원의 부담금을 내야 한다. 센텀시티점의 경우 정직원 450여 명과 용역업체 직원 700여 명 등 1150여 명의 2%에 해당하는 23명의 장애인을 채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겼고, 현재까지 부담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경우 정직원 324명 가운데 장애인은 11명(장애인 고용비율 3.4%)이며, 홈플러스 센텀시티점 역시 236명의 정직원 중 장애인은 5명(〃 2.1%)으로 기준을 웃돌고 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 개장을 준비하는 과정은 장애인들이 육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채용이 적었던 것일 뿐"이라며 "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 장애인 고용 신청을 했고, 백화점 개장 후 장애인 채용을 점차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장애인단체 등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전현숙 기획부장은 "사무직의 경우 장애인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지만 신세계는 이들을 완전히 외면했다"며 "신세계의 장애인 홀대가 향후 대규모 채용이 예상되는 제2롯데월드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부산지사 관계자도 "센텀시티점 채용 당시 장애인의 채용을 위해 여러 차례 방문했으나 신세계 측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현재까지 장애인 고용 신청도 전혀 없었다"며 "신세계그룹 차원에서도 매년 막대한 부담금을 내고 있는 점으로 미뤄 센텀시티점의 장애인 고용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