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차량 홀짝제, 언제까지 해야 하나." 최근 유가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공공기관 홀짝제가 시행기한도 없이 계속되자 공무원 사회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외근직 경찰관과 교통오지 근무자 등 차량 사용이 많은 공무원의 불편이 크다.

25일 한국석유공사의 주유소 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공공기관 홀짝제가 시행된 지난달 15일 부산지역의 휘발유와 경유가격은 모두 ℓ당 평균 1949원이었다. 그러나 한달여가 지난 이날 휘발유의 경우 ℓ당 1733원, 경유는 1706원으로 200원 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는 '국제유가가 안정화 될 때까지 홀짝제를 계속한다'는 공문만 내려보낸 채 별다른 지침을 시달하지 않아 공무원들로부터 "실효성 없는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부산시 외곽의 한 경찰서에 근무하는 경찰관은 "강서구나 기장군 등 택시조차 오길 꺼려하는 교통오지에는 사실상 홀짝제 시행이 어렵다"며 "홀짝제 시행 초기에는 격일 운행이 지켜졌지만 요즘은 대부분 차량을 가져와 경찰서 인근에 주차한다"고 말했다. 이 경찰서는 지난 22일 '차없는 날'을 실시했지만 퇴근시간 청사 내 주차장에 40여 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홀짝제 자체가 일선 관가에선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관용차가 아닌 자기 차량을 주로 이용하는 형사 등 외근직 경찰관도 홀짝제 시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긴 마찬가지다.

한 구청 공무원은 "기름값이 떨어지고 있는데 언제까지 홀짝제를 시행해야 하느냐"며 "외근 공무원 등 업무 특성이나 지역적 현실을 고려한 탄력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부산시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국제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제도를 시행한다는 정부 지침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홀짝제 시행이 곤란한 경우 소속기관의 심의를 받으면 제외 승인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이열우 사무관도 "유가가 떨어지고 있지만 안정화 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며 "국제유가가 유동적이라 어느 선까지 떨어지면 홀짝제 시행을 그만두겠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