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에 이어 전세버스도 운행을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18일 부산 동래구 명장동 한 주차장에 전세버스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물류대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버스까지 운행을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통학·통근자는 물론 여행객까지 큰 불편이 예상된다. 전국 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연합회(이하 연합회)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유가 폭등에 따른 전세버스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과천 정부 제2종합청사 운동장에서 총력결의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지난 16일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연합회의 핵심 요구사항은 ▷유가보조금 지급 ▷면허제 또는 총량제 도입 ▷신고요금제 도입 등 크게 세 가지다.

연합회에 따르면 서울~부산을 왕복할 경우 현재 평균 80만 원의 운송비가 지급되고 있다. 이 중 유류비가 운송요금의 65%인 52만5000원에 달한다. 특히 차량 감가상각비와 보험료·경비를 제하고 나면 인건비도 건질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연합회는 정부가 대중교통과 화물차에 지급하는 유가보조금을 전세버스에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는 전세버스사업을 면허제 또는 총량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연합회는 "전세버스사업이 등록제로 운영돼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영세업체 난립으로 인해 부실 운영 우려가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을 통해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업체 간 경쟁 과열로 인한 '제 살 깎아먹기'를 막기 위해 신고요금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995년 이전에는 유가와 차량감가상각비, 운행거리 등을 감안해 요금을 책정하는 신고요금제가 운행돼 왔으나 이후 자율요금제로 전환되면서 과열 경쟁을 부추기는 결과가 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전세버스조합과 정부가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심각한 '교통 공백' 현상이 우려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에 등록된 전세버스는 모두 3만652대로, 이들 버스는 하루 평균 20만여 명의 수송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이 중 통근·통학을 위한 전세버스가 전체의 66%를 차지하고 있어 전세버스가 운송거부에 들어갈 경우 학생들과 근로자들의 발이 묶이게 된다.

이들 통근·통학버스는 직행노선이 없는 구간을 운행하고 있어 여러 차례의 환승에 따른 시간적·비용적 부담은 고스란히 이용자들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학생들의 수학여행은 물론 각종 단체나 동호회 활동, 야유회 등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회 김의엽 회장은 "학생들과 서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전세버스의 운행이 중단될 경우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라며 "조합의 요구 중 무리한 부분이 없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