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의 파업이 길어지면서 운송중단으로 인한 피해가 시민들의 생활에까지 미치고 있다. 콩 등 곡물 배송이 안돼 두부공장이 가동중단 위기에 놓였고, 슈퍼마켓에 공급되는 설탕 맥주 등 일부 생필품의 재고가 바닥 상태다. 일부 주유소도 탱크로리의 수송중단으로 어려움에 처했다.
우선 부산·경남지역에 두부 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120여 개 두부 제조업체들이 소속된 부산경남연식품공업협동조합은 17일 수입 대두가 인천항에 들어와 있지만 지난 12일 이후 운송이 안돼 파업사태가 1~2일 내 해결되지 않으면 두부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식품조합 측은 소형 화물차를 확보, 대두 운반 계획을 세웠으나 인천항 부두가 봉쇄됐다는 소식에 손을 놓고 있다.
어묵도 마찬가지다. 연육업체 A사는 지난주 10억 원을 들여 연육 400t을 수입했으나 며칠째 부두에 묶여 있다. 이 업체는 조만간 20억 원대 수입 물량을 들여오기로 돼 있어 더 문제다. 이 회사 대표는 "파업사태가 계속되면 우리도 피해가 크지만 부산지역 어묵업체들도 상당수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한다"고 걱정했다. 이 회사는 부산지역 어묵업계에 연육의 절반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
중소 유통업체인 슈퍼마켓들도 곤경에 처했다. 부산지역 슈퍼마켓에 각종 제품을 공급하는 사하물류센터는 이미 일부 품목의 공급이 중단돼 타격을 입고 있다. 당장 수도권에 공장을 두고 있는 대형 식품회사들의 제품 공급이 중단되고 있으며, 설탕과 맥주 등 일부 품목이 바닥상태다. 이 물류센터에서 물품을 공급받는 슈퍼는 부산 시내에 20% 정도 된다. 사하물류센터 관계자는 "여름철에 매출이 많은 설탕과 맥주가 먼저 동이 났다"면서 "18일부터는 라면 등 일부 식품들도 납품이 어렵다고 통보가 와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에서 기름을 공급받는 주유소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탱크로리 수송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부산의 한 주유소 업주는 "휘발유와 경유 비축분량이 4일치밖에 안 남았다"면서 "이번 주 중 기름을 공급받지 못하면 주유소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