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에 이어 건설기계노조까지 16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부산지역 대형 아파트와 공공시설 등 주요 건설현장이 공사 중단에 버금가는 수준의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주요 공정이 진행 중인 일부 현장은 파업이 길어지면 전체 공정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날 낮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P건설의 대형 주상복합아파트 현장. 전날까지 쉴새없이 현장 내 토사를 실어나르던 덤프 트럭 행렬이 자취를 감췄다. 건설기계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처음 투입됐던 40대의 덤프트럭이 일제히 멈춰선 것이다. 이달 마무리 예정이던 토사 반출 공정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다른 작업도 제대로 안되기는 마찬가지였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철근과 레미콘 수송이 안되기 때문이다. P건설 관계자는 "제조 공장과 비교한다면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G아파트 건설 현장 입구에는 건설기계노조원들이 대형 확성기를 통해 작업 참여 인부들을 상대로 파업 동참을 종용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 현장에서는 레미콘 차량 등 일부는 정상 운행됐으나 철근 등 다른 자재가 부족해 부분 공사에 그쳤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H건설 주상복합 현장은 이번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컸다. 공사 초기 단계로 터파기 공사가 한창인 상황에서 덤프트럭 운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한동선 현장소장은 "터파기 공사가 아직 끝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공정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면서 "이 상황이 하루 이틀만 계속되더라도 공기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화전산업단지, 장안산업단지, 명지대교 등 주요 공공건설 현장의 토목 공사도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이들 현장은 민간 공사장에 비해 비교적 많은 양의 자재를 확보해 놓고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