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선적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울산은 항만기능이 완전 마비상태다. 화물연대 파업 나흘째인 16일 오후 울산시 남구 매암동 울산항 6부두. '울산컨테이너터미날(주)'이 운영하고 있는 이 부두에는 컨테이너가 3, 4층 높이로 쌓여 있지만 운반할 화물차량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만 개를 수용할 수 있는 이 부두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는 4717개. 컨테이너 화물 처리량은 하루 평균 600여 개에 달하지만 화물 노조원들이 컨테이너 부두로 진입하는 길목 곳곳에 포진해 차량의 통행을 막아 그나마 간간이 이뤄지던 하역 작업도 이날 오후부터 '개점 휴업' 상태에 놓였다.

울산컨테이너터미날의 박재석 차장은 "오전 6시부터 하역 작업을 시작했지만 선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오후부터는 화물이 없어 일손을 놓고 있다"며 "울산항 물동량의 90%가 수출 선적이지만 파업으로 인해 화물 반입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컨테이너터미널에 17일 두 척의 배가 입항하는 것을 비롯해 18일 이후에는 수십여 척의 배가 입항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터미널 측이 계획한 작업 물량도 17일 60개에 이어 18일 800개, 19일 500개로 잡혀 있다. 하지만 파업으로 컨테이너 수송이 어려워지면서 계획된 작업의 차질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온산항의 컨테이너 화물 처리부두인 정일울산컨테이너터미널도 마찬가지다. 파업 첫날인 지난 13일 이후 장치율이 하루 평균 10%씩 줄어든 이 터미널의 16일 현재 장치율은 65%지만 반입되는 화물은 '제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컨테이너 운행을 둘러싸고 부두로 진입하는 시가지 길목에서는 노조원과 비노조원 간에 한때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울산 북구 명촌교에서 10여 대의 컨테이너 차량들이 경찰차의 보호를 받으며 온산항 방면으로 운행했으며, 이를 목격한 노조원들이 차량번호를 적은 뒤 휴대전화로 동료들 간에 교신에 나서 충돌이 예상되기도 했다.

부두운영사들은 "일부 차량이 운송을 하고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해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17일부터 부두 운영이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