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으로 철도화물 수송량마저 덩달아 급감하고 있다. 정부는 철도를 육로 수송의 대체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철도 역시 부두화물의 반출 통로가 완전히 막히면서 제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코레일 부산지사는 지난 13일 화물연대 파업 이후 하루 평균 철도화물 수송량이 600TEU 안팎에 그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평소 하루 평균 수송량인 1400TEU에 비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수치다.

최근 유가 파동으로 급증세를 타던 철도 전체 물동량도 화물연대 파업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코레일 측은 일단 경기도 의왕 등 내륙 컨테이너기지로 이동하는 화물열차 운행 횟수를 평소 때와 같이 하루 28~30회로 유지하고 있지만, 화물연대 파업 이후 열차가 빈 상태로 운행하는 경우가 속출해 오히려 화물열차 감량을 고민해야 할 형편이다.

코레일 측은 특히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등 갈수록 상황이 열악해져 향후 철도화물 수송량을 예측하거나 특별수송대책을 마련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부산항 컨테이너부두 화물을 철송장까지 운반하는 군용 트레일러 차량 8대를 투입했지만, 턱없이 부족해 실제 철도화물 수송량 증대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철도노조를 비롯한 전국운수산업노조 역시 "평소 화물 수송량을 넘어선 육로화물 대체수송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맞서 부두화물이 철송장까지 옮겨지더라도 실제 내륙 컨테이너기지로 운송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정부의 대체수송 계획이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철강·시멘트업계 등 철도·해상수송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던 산업계는 잇따라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아예 일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 등 산업단지 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원료 재고가 없어 화물연대 파업이 며칠만 계속되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코레일 부산지사 관계자는 "철송장까지만 부두화물이 운송되면 언제든지 화물열차를 증편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무작정 열차를 늘린다고 해서 실효를 거둘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