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건설현장도 직접적인 피해 사정권에 들어갔다. 철근 시멘트 콘크리트 등 자재 운반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크고 작은 공사 차질을 빚었으며, 파업이 이어질 경우 공사 중단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P아파트 공사장에서는 토사반출 작업이 당초 목표치의 절반밖에 이뤄지지 않았다. 20t 덤프트럭 40대를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화물연대 파업으로 16대만 실제 작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행히 토사 반출 작업이 막바지 단계라 다른 공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건설사 측 설명이다. 이날 현장에는 반입이 예정됐던 철근도 들어오지 않았다. 당장 쓸 물량은 있지만 2, 3일 더 지연되면 공사를 중단해야 할 처지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G건설 아파트 공사장에는 철근과 파일 등 공사 자재가 빈틈이 없을 정도로 쌓여 있다. 본격적인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최대한 자재를 확보해 놓기 위해서다. 현장 관계자는 "다행히 아직은 수송 차질이 없지만 만약을 대비해 자재를 가득 쌓아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서울 등에서는 이미 BCT벌크시멘트 트레일러 차량이 파업에 들어갔다"면서 불안해했다.

한국주택공사 부산본부의 기장군 정관신도시 내 국민임대아파트 신축 현장도 유리와 창호 등 자재 공급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은 다른 공정으로 대체했지만 며칠 더 이어지면 일손을 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국민임대아파트의 현 공정률은 80% 정도로 오는 11월께 준공 예정이다.

공공 건설 현장도 불안하다. 남항대교는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내달 초로 예정된 준공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안종국 현장소장은 "교통표지판 설치, 차선 그리기 등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인데 화물연대 파업 영향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작업 시간을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16일로 예정된 건설기계 노조의 파업이다. 27개의 건설기계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는 건설기계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설상가상의 사태를 맞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업을 막기 위한 정부와 노조 양측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