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저녁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옆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쇠고기 수입반대 서명을 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정부가 12일 미국과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에 대한 추가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네티즌들은 '추가협상으로는 부족하다'며 정부의 대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촛불시위를 이끌어왔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도 전면 재협상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현 정부 퇴진운동을 벌여나가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촛불시위의 발원지인 인터넷 토론장에서는 '정권퇴진운동이 필요하냐'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면서 진지한 대안을 모색하자는 의견도 올라오고 있어 향후 촛불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광우병부산대책회 최지웅 정책팀장은 "정부의 추가협상은 미국 축산업자들의 자율규제를 문서로 보장하는 형태로 법적인 효력이 전혀 없어 또다시 정부가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며 "재협상을 한다는 말 외에 정부의 모든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쇠고기 파업'을 선언한 민주노총 부산지부 최승환 선전부장 역시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발표에 넌더리가 난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추가협상이나 자율규제가 아닌 완전 재협상이라는 사실을 여전히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추가협상 카드를 내밀었지만 네티즌들도 대부분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촛불시위에 관해 가장 활발한 토론이 벌어지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발표를 비판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한 네티즌은 "정부는 아직도 국민들이 왜 촛불을 들고 한 달 넘게 밤마다 모이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전면 재협상을 위해 미국에 간다. 재협상에 성공하고 오겠다 하는 말이 듣고 싶다"고 추가협상이 아닌 재협상을 요구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결국 정부는 돕기만 하고 민간합의에 맡기겠다는 것 아니냐"며 "정부의 입장이 달라진 것이 뭐냐"고 반문했다. 한편 더 이상의 시위 확산은 자제해야 한다는 글들도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우리가 나아갈 길에 대한 제안'이라는 글을 통해 "촛불집회 이후에 우리가 나갈 방향은 바로 중립적 객관적 상식적이어야 한다"며 "촛불 시위가 정권타도 및 반정부 시위로 확대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