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0일 촛불문화제가 예정된 서울 세종로사거리~광화문 도로를 대형 컨테이너 박스 60개로 차단했다(사진 위). 시위대가 청와대로 행진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경찰은 "시위대가 밧줄을 이용해 전경버스를 치우고 차벽을 돌파한 적이 있어 오늘은 컨테이너 박스를 2층으로 쌓고 단단히 고정시켰다"고 말했다.
시위에 컨테이너 박스를 처음 도입한 인물은 바로 어청수 경찰청장이다. 어 청장은 부산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5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반대 시위를 막기 위해 처음으로 컨테이너를 동원했다(사진 아래). 당시 2만여 명의 시위대는 APEC 정상회담장인 벡스코로 가려다 수영 3호교에서 컨테이너 더미에 진로가 막혔다. 경찰은 컨테이너 일부가 무너지긴 했지만 저지선이 뚫리지 않아 결과적으로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10일에는 예고도 없이 새벽부터 서울 도심 대로를 막아놓는 바람에 출근길 교통정체가 극심해 운전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광화문 주변 사무실에는 무더기 지각 사태가 속출했다. 인터넷에서도 "입으로는 소통을 외치면서 장벽을 세우는 것은 무얼 의미하느냐"는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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