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원대의 세금을 포탈해 비자금을 조성해온 부산지역 대형 의약품 유통업체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특히 검찰은 이들 비자금 대부분이 지역의 대형병원이나 약국 등에 리베이트 또는 비정상적 접대비로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신문식)는 제약회사 등으로부터 수십억 원 규모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받거나 각종 경비를 부풀려 세무당국에 신고하는 수법으로 세금을 포탈하고 이 과정에서 조성된 비자금을 거래 병원이나 약국 등에 대한 리베이트 및 접대비로 사용한 혐의(특가법상 조세)로 A약품(주) 대표 이모(62) 씨를 불구속기소하고 S약품(주) 대표 주모(56) 씨를 비슷한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제약회사 등으로부터 수십억 원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받거나 일부 거래를 허위로 기재하는 수법으로 각종 세금 13억6000여만 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주 씨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판매관리비 등 각종 경비를 허위로 계상해 4억1000여만 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다.

검찰 조사결과 이들은 제약회사들로부터 허위세금계산서나 공급가액이 부풀려진 세금계산서를 받은 뒤 정상거래로 조작하기 위해 발행된 어음 결제자금은 차명계좌로 입금해 비자금을 조성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각종 판매관리비용, 직원복지비 등을 허위로 계상해 비자금을 만든 뒤 계좌에서 그때그때 현금으로 인출해 영업사원들을 통해 현금이나 상품권, 향응접대 형식으로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들에게 허위세금계산서를 건네준 제약회사들과 또 다른 의약품 유통업체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비자금의 용처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의약업계의 자정노력에도 불구하고 리베이트 수수, 약값의 과다책정 등 업계의 금품 수수관행이 상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로 인한 비용 부담은 그대로 환자와 국민들에게 전가되는 만큼 철저히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