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후손들 `가난의 늪`서 허덕

오항선 할머니 집안, 보조금으로 빠듯하게 생활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5-07-31 21:18:39
  •  |   본지 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안성녀 여사의 며느리인 오항선 할머니(맨 오른쪽)와 그 가족들. 오 할머니 왼쪽으로 첫째딸 권혜영, 장남 권혁우, 외증손자 조재용군, 며느리 이용순씨. 박수현기자 parksh@kookje.co.kr
안중근 의사의 여동생 안성녀 여사의 며느리인 오항선(95·부산 남구 대연동)할머니도 여느 독립운동가 집안이 그러하듯 '가난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오항선 할머니의 시아버지인 권승복 선생은 군량미 조달과 비밀문서 전달의 임무를 수행한 독립운동가. 오 할머니가 첫 남편과 사별후 재혼한 권승복 선생의 아들 권헌(1910~1980년)도 1930~1940년대 인쇄소와 정미소를 운영하면서 독립군의 군량미를 조달했다.

오 할머니의 남동생 역시 만주에서 항일운동을 하다가 붙잡혀 자신이 지켜보는 가운데 감옥에서 총살당했고 아버지는 그 충격으로 자살했다. 독립운동을 인연으로 세 가문이 혼사로 묶인 것이다.

부귀 영화를 바라고 독립운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오 할머니 집안의 살림살이는 '팍팍'했다. '독립운동가'라는 자존심과 긍지는 가난을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안성녀 여사의 손자인 권혁우(61)씨는 고등학교 중퇴 학력이다.

그가 가진 직업이라고는 1970년대 부산 남구 용당동 옛 세관 부지에 있던 합판 공장에서 보일러 일을 8년 하다가 80년대 초반 인도네시아에서 3년을 일 한 것이 전부. 이후 권씨는 건설 현장을 떠돌고 있다.

오 할머니의 집은 부산 대연동의 25평 빌라. 집 값 1억원 가운데 8000만원을 부산지방보훈청과 은행에서 대출받아 3년전 구입했다.

여기서 오 할머니와 권씨 내외, 권씨의 둘째 딸 등 4명이 살고 있다. 매월 대출금 이자로만 67만원 정도가 나간다. 여기에 이자를 갚기 위한 적금을 30만원씩 붓고 있어, 매달 100만원 가까운 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권씨 집안이 정부에서 받는 돈은 보훈연금 140만원과 생활보조금 80만원 등 220만원. 대출 원금상환 및 이자와 20만~30만원씩 빠지는 공과금을 빼고 나면 항상 적자. 셋째 딸이 보태주는 50만원을 합쳐야 간신히 네 식구가 먹고 산다.

이런 형편에서 권씨가 자식에게 가지는 미안함은 크기만 했다. 장남 권순일씨와 2남 권순호씨가 사는 서울의 자취방은 5년 전 순호씨가 형과 같은 대학에 입학하면서 얻은 월세방. 방 1칸에 부엌이 딸린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0만원의 4평 자취방에서 안 의사 후예들이 어렵게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권씨는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셋째 아이를 장남과 일부러 같은 대학교에 보냈다"며 자식에 대한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비록 힘들게 살아왔지만 안중근 의사의 후예라는 자부심을 고이 간직한다는 자식들의 말을 들을 때마다 기운이 솟는다"며 물질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잃지 않은 자식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2. 2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3. 3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4. 4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5. 5‘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6. 6“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7. 7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8. 8경로당 어르신·어린이집 아동들 “홀몸 어르신 고소한 전 드세요”
  9. 9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10. 10부산서 하루 더…오버나잇 크루즈 성황
  1. 1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2. 2“BPA, 1년간 1조원대 채권 발행…항만공사 통폐합 강행 땐 빚 전가”
  3. 3“피지컬AI 항만 실증사업, 광양항 아닌 부산항서 해야”
  4. 4李 지지율 2주째 상승 37.9%…양당 지지도 오차범위 접전
  5. 5여야 만난 강신철 국방부 장관 “北 지뢰 확인 땐 상응 조치…은폐 없다”(종합)
  6. 6靑 재제청 요구 거부 조희대 “국감서 밝히겠다”(종합)
  7. 7부산시 ‘도시계획’ 조직개편 여파…시의회 상임위 간 신경전
  8. 8北 외무부상 "핵보유국 지위 무엇으로도 되돌릴 수 없어"
  9. 9‘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유승민 딸, 입건없이 10개월째 수사만
  10. 10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1. 1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2. 2부산서 하루 더…오버나잇 크루즈 성황
  3. 3HJ중공업 조선업계 첫 올해 임단협 타결
  4. 4안주고 덜준 보험금, 5년간 1000건 육박
  5. 53년물 국고채 4.1% 돌파…美 금리 급등 여파
  6. 6빚 갚으려고 또 빚…카드론 대환 23%↑
  7. 7“금융위 경험·네트워크로 부산 금융생태계 강화”
  8. 8부산 유주택 신혼 반토막…‘6억 초과’ 보유는 2.5배 급증(종합)
  9. 9시중銀, 부울경 전략산업 금융 확대…지역銀 영역침범 우려도
  10. 10AI로 ‘해상 교통 혼잡도’ 예측한다
  1. 1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2. 2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3. 3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4. 4‘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5. 5“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6. 6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7. 7약발 없는 바가지 대책…인센티브·숙박세로 실효성 키워야
  8. 8약사 면허 빌려 28억 부당이득…환수 거부에 法 “토해내라” 쐐기
  9. 9공소시효 이틀 앞두고 세금 포탈 업자 송치…검·경 합동수사 빛 발해
  10. 10부산대 양산캠 유휴부지, 양산시도 나섰다…개발 TF 꾸려 대응
  1. 1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2. 2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3. 3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4. 4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5. 5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6. 6안세영, 천위페이도 가볍게 압승…결승 진출
  7. 7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8. 8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9. 9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10. 10[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중구 절반이 GB…다운목장 등 과감한 해제로 신성장동력을”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