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구 선동 주민들이 한 개 노선 밖에 없는 마을버스가 운행을 중지하게 됐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11일 시에 따르면 간선도로인 금정로를 중심으로 왼쪽의 청룡동, 오른쪽의 선동을 오가며 대중교통이 미치지 못하는 곳의 주민들을 지하철권으로 태워다 주던 금정3번 마을버스가 오는 20일부터 노선을 전면 개편한다는 것.

지금까지 금정3번은 금정구 선동 회동수원지 인근 상현마을에서 경부고속도로 밑 굴다리를 지나 하정마을을 거쳐 침례병원~범어사지하철역~범어사~청룡초등학교~남산동지하철역~하정마을~(굴다리)~상현마을로 돌아온 뒤 브니엘고등학교 앞을 지나다녔다.

그러나 앞으로는 굴다리 통과를 생략한 채 브니엘고에서 금정문화회관 앞을 지나 남산중학교~침례병원~팔송 방면으로만 다니게 됐다는 것. 시는 버스회사인 H사와 협의해 노선변경을 최근 승인했으며 관련 공고를 각 정류장에 게시한 상태이다.

시와 버스회사측은 “현재 운행 중인 마을버스가 너무 낡아 차량을 신종으로 바꾸다 보니 차천장에 장착된 에어컨 때문에 버스의 높이가 종전보다 20~30㎝나 높아졌다”며 “이 상태로는 굴다리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부득이 노선을 바꾸기로 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경부고속도로 밑 굴다리는 높이 3m, 너비 3m, 길이 25m 규모로, 현재 한국도로공사가 높이 5m, 너비 10m로 확장하고 있지만 공사는 내년 하반기께야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하정마을과 상현마을 일대 주민 70여세대 200여명은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어른 걸음으로 20여분 거리에 있는 침례병원 앞이나 굴다리 건너편 정류장까지 걸어가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주민들은 학생이나 노인이 매번 걸어서 정류장까지 가는 것도 힘들지만 이 도로는 해가 져도 가로등 하나 없는 외진 곳이어서 불편함보다 위험부담이 더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등학생 2명에 노인까지 모시고 있다는 하정마을 주민 김경숙(여·40)씨는 “버스 두대가 30~40분에 한번씩 운행을 하다 툭하면 고장을 일으켜 불편을 주더니 이제는 아예 운행을 안한다니 너무 황당하다”며 “다니지도 못하게 할거면 차라리 이주를 시켜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버스의 구조상 굴다리 통과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버스 두대의 노선을 차별화하거나 시간에 따른 노선변경 등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 강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