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과 부산의료원의 전신인 관립제생의원(官立濟生醫院)이 국내 최초의 서양식 병원으로 알려진 광혜원보다 먼저 설립됐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편찬자료가 최근 한글로 번역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의료원은 최근 일본어로 된 부산의료원의 전신인 부산부립병원사(釜山府立病院史) 편찬자료를 의료역사 전문가인 정용복 선생에게 한글로 번역한 결과 부산부립병원의 전신인 관립제생의원이 강화도조약을 체결한 해인 1876년 11월13일 설립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1938년 7월 마쓰오 다가히라(松尾 孝平)라는 일본인이 편찬한 이 자료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일본정부에 의해 세워졌고 공식 개업은 이듬해 2월11일부터 시작됐다고 기술돼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관립제생의원은 고종의 허락하에 미국인 의사 앨런이 1985년 세운 국내 최초의 서양식 병원으로 알려진 세브란스병원의 전신인 광혜원보다 9년 빨리 설립됐다.
또 자료에는 1877년 한해동안 일본인 3천8백13명 외에 한국인 2천5백33명도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이며, 약값은 빈부에 따라 차등지불하고, 매월 15일 종두시술은 무료로 한다는 등 흥미로운 내용이 기록돼 있다. 부산의료원 유총일 원장은 “일본 정부의 침략사를 굴욕스럽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일본정부에 의해 설립된 관립제생의원을 지금까지 인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이번 번역판을 통해 부산의료원과 부산대병원의 전신이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병원임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 신수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