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2년연속 최하위의 수모를 당한 것은 현재의 선수구성과 팀컬러로는 더이상 기대가 무망한 한계에 다다랐음을 입증하고 있다. 비록 시즌초 중하위권으로 분류됐던 롯데지만 프로야구 유례없는 2시즌 연속 꼴찌의 오명은 구단역사에 씻을 수 없는 치욕의 기록이다.

롯데는 성적부진 책임을 물어 시즌도중 김용희감독을 퇴진시키는 극약처방까지써보았지만 8월초 `반짝 상승세'만 보였을 뿐 포스트시즌을 노크하기에는 전력이 역부족이었다.

올시즌 롯데의 패인은△마운드 약세로 빚어진 투.타의 부조화△용병스카우트와 신인농사 실패△승부근성 실종△해결사 부재 등으로 요약된다.

지난해에 이어 팀 방어율(4.52) 최하위의 투수진은 마무리로 낙점된 박지철이시즌전 부상 공백으로 97년 14승의 위력을 잃으면서부터 꼬였다. 여기에 차명주가 선발 1승도 못하며 한계를 드러냈고 `좌우간판' 주형광(11승) 염종석(7승)도 기대를 밑돌았다.

문동환(12승)이 대신 소방수로 나섰으나 특급면모는 보이지못한데다 중요한 순간에 허리부상으로 한달반가량 결장, 차질을 빚게했다. 15승이상의 확실한 에이스와 마무리 불안은 1, 2점차 역전패만 31번의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후반기 재활복귀를 기대했던 손민한의 `개점휴업'도 투수진 약세의 결정적 요인이됐고 이는 결국 투.타의 부조화로 이어져 전력 극대화에 실패했다.

지난해 무려 13명의 프런트가 미국에 건너가 스카우트한 용병 덕 브래디의 실패는 무엇보다 뼈아팠다. 브래디는 기량은 물론 한국음식 적응에도 실패, 타구단의 웃음거리가 됐다. 거포 조경환과 2억대 투수 김정렬 임경완 등 즉시전력감이던 신인들도 하나같이 프로적응을 하지못해 구단의 애를 태웠다.

선수들의 나약한 승부근성도 지나칠 수 없는 문제점. 이는 기싸움이 강한 프로야구에서 늘 한풀꺾인채 경기에 임했고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번번이 좌절하는결과를 빚었다.

타격은 박정태가 활화산처럼 살아나면서 지난해 2할3푼7리였던 팀 타율을 2할5푼7리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경기흐름을 일순간에 뒤바꿔주는 거포부재와 해결사가 돼야할 노장 김응국 임수혁이 부상으로 자주 결장하는 바람에 타선의응집력을 저하시켰다.

/변영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