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소방수가 출동을 못하고 있다. 화재진화를 위해 물은 늘 가득 채워놓고 있으나끌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는 것.

거인 마무리 투수 박지철(22) 얘기다. 지난 2월13일 사직구장 선수 샤워실 자동문에 오른발뒤꿈치가 찢겨 3주간 병원신세를 진 박지철. 시즌초반 등판이 불투명했으나 빠른 재활훈련으로 지난 15일 해태와의 사직 홈개막전때 엔트리에등록됐다.

그러나 `119 대기' 6경기째에도 세이브 개시를 못해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 롯데가 지난주 이긴 3경기는 점수차가 커 그가 필요치 않았다.

근질근질한 몸은 그런대로 풀었다. 지난 17일 사직 해태전과 20일 전주 쌍방울전 더블헤더 제2경기 9회에 나와 1이닝씩 2이닝을 던졌다. 6타자를 상대로 탈삼진 2개와 무안타 무실점의 깔끔한 워밍업. 직구의 코너워크와 폭포수같이 떨어지는 커브가 위력적이었다. 다만 슬라이더 각도와 새로 익힌 SF만 좀더 뒷받침된다면 불끄기에는 손색이 없을 정도.

완벽 준비를 갖춘 박지철은 이번주 홈 6연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그동안 올리지 못했던 세이브를 한꺼번에 챙겨 본격 구원투수 싸움에 뛰어들 계획.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 방망이를 지원삼아 5인 로테이션의 선발진이 6, 7회 잘버티고 셋업맨 김태석이 1이닝정도 책임지면 나머지는 자신의 몫. 박지철의 잦은 등판은 리드중인 경기여서 팬들도 기분이 좋다.

지난해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14승5패7세이브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박지철은 올해 20세이브를 넘기면 부담없이 94년 박동희가 세웠던 팀최다 세이브(31S) 갱신에 도전한다. 또 덤으로 방어율 타이틀도 내심 노리고 있다. 97시즌에는 8월말까지 1.96으로 방어율 1위를 달렸으나 막판 체력저하와 타자들의 구질간파로 2.45로 높아져 3위로 밀려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음부터 마무리로 출발해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고 컨디션만지속적으로 잘 유지되면 목표달성이 그리 어려운 것만도 아니다.

/변영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