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북」마운드 추락 '부채질'▲ 팀방어율 7위‥중간계투·마무리 붕괴▲「부상병동」전락·스카우트 실패도 원인-------------------------------------------------------------------------김용희감독은 지난 4월 시즌개막을 준비하면서 `짜임새 있는 투수진 운용'을부쩍 강조한 바 있다. 그런대로 자신이 있었던 공격력에다 마운드만 잘 이끌면V3을 노려볼만 했던것이다.

전문가들도 어느팀보다 풍부한 투수자원에다 특히 중간계투진이 든든할 것이라는 점 등을 꼽아 롯데를 우승후보로 지목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김감독도 주위의 평가와 다르지 않게 투수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기능적 측면'에 고민했다.

그러나 이같은 판단은 360도 빗나갔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주형광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고철' 덩어리였다. 절묘한 투수운용의 꿈은 마운드에 올리기가 무섭게 얻어터지는 `동네북'앞에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롯데가 5위로 뒷걸음친데 투수들은 약속이나 한듯 혁혁한 공(?)을 세운셈이다.

팀방어율 4.16 7위, 팀타율 0.274 1위. 이같은 양극화 현상이 말해주듯 투수들은 시즌내내 방망이의 힘을 뺐다.

지난해 팀방어율 4위(3.47)를 유지했던 마운드가 이처럼 허무하게 무너진것은윤학길 박동희 등 주전들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

윤학길은 현격히 떨어진 체력과 구위로 고전했고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꾼 박동희도 부상과 자기관리 소홀로 선발진에 구멍을 냈다.

튼실하리라던 중간계투와 마무리의 붕괴도 심각했다. 가득염 박보현 김태형 김태석 이상번 차명주 김상현 등 주전들이 방어율 4∼5점대를 오르내리며 `직무유기'만 해댔다. 역전패가 역전승(20회)보다 많은 33회나 되는것이 이를 대변한다.

팀타율은 지난해 3위(0.255)에서 수위로 뛰며 막강타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허점도 없지 않다.

지난 5월14일 롯데는 15안타로 쌍방울에 143 대승을 거뒀으나 뒷날에는 10안타에도 9안타의 상대에 26으로 패했다. 이같은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들쭉날쭉 방망이. 집중력과 찬스를 득점과 잇는 결승타의 결여 때문으로 팀타율과득점 1위의 허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결과는 불안한 마운드와 롯데야구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꼽히던 기동력의 후퇴(도루 138개, 95년 220개)와 맞물리며 지난해 3번의 5연승이 올해는 1번에 그쳐 상승세를 잇지못했다.

타선의 응집력 저하는 4번 마해영과 톱타자 전준호 및 은퇴한 백전노장 김민호등 주전들의 부진영향이 컸다. 이들은 승부처에서 번번이 주저앉으며 공격의맥을 끊어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부진의 이유로 또 빼놓을 수 없는 점은 선수관리 미흡과 신인스카우트의실패를 들 수 있다.

김경환이 동계훈련때부터 부상에 시달린 것을 시작으로 윤학길 박동희 김상현박부성 등 투수진과 이종훈 전준호 박현승에 이어 시즌후반 중요한 시점에서는박정태마저 어깨부상으로 94게임 출장에 멈추는 등 `부상병동'으로 전락했다.

훈련부족에 따른 체력저하와 선수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이와함께 마무리로 뛴 5억 신인 차명주는 형편없는 성적으로 기대를 외면했고1억대 김영복도 1군게임 5이닝만 던지고 2군을 전전하는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변영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