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8개구단중 유독 롯데자이언츠팀 선수들만 단체로 착용하는 것이 하나있다.

다름아닌 복싱선수들이 끼는 마우스피스와 유사한 기능의 `파워가드(PowerGuard)'가 바로 그것.

야구팬이라도 롯데선수의 입놀림새를 자세히 뜯어보지 않으면 눈치채기가 좀처럼 어렵다. 미 일 야구계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반면 우리에겐 아직 생소한 파워가드의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부산시내 한 치과의사라는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동래구 수안동 부산치과의원 최치갑원장(52)이 그 주인공. 최원장은 지난해 3월 타계한 작곡가 길옥윤씨의 유일한 남동생이기도 하다.

부산야구의 발전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온 최씨가 파워가드 보급을 시작한데는롯데 장효조 투수코치와의 인연 때문. 최씨의 손윗동서가 장코치의 삼촌인 관계로 오래전부터 자주 만나 야구에대한 조언을 주고받곤 했다.

"투수나 타자가 순간적으로 힘을 쏟을때 하나같이 치아를 악물게 됩니다.이는곧 심각한 치아마모로 이어지고 결국 선수에게는 직업병까지 초래하기 때문에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파워가드착용이 무엇보다 절실합니다."최원장의 이같은 의견에 선수시절 어려움을 겪은바 있던 장코치가 공감을 표하면서 지난 93년 중순부터 파워가드가 롯데선수들에게 무상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최원장은 특히 좀더 질좋은 파워가드 제작을 위해 93년10월께는 기공사까지 데리고 스포츠치과의학의 본거지인 미국등지를 돌아다니며 기술을 습득하는등의욕을보였다. 윤형배투수를 필두로 지금까지 최씨의 파워가드를 착용하고있는 롯데 선수는 김민호 공필성 김응국 가득염등 주전급을 포함해 모두 50여명.

"파워가드의 기능은 불규칙 볼로 인한 치아손상 방지는 물론 투수나 타자의 팔근육을 이완시켜 파워를 증강, 경기력 향상에도 큰 효과가 있습니다."긴장을 풀기위해 늘 껌을 씹으며 출장하던 김민호선수의 껌씹는 모습이 사라진것도 파워가드 때문이다.

`적자생존'이라는 프로세계의 특성상 롯데선수들이 파워가드 착용을 비밀리 하는 바람에 뒤늦게 이사실을 안 해태 김응용감독과 한화 이충순투수코치가 투수용만이라도 제작해 줄것을 제의해 왔으나 최씨는 롯데선수만으로도 무료공급에여력이 빠듯해 정중히 거절했다 한다. 최원장은 자신의 파워가드가 지난해 롯데의 한국시리즈진출에 일조했다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변영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