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자이언츠가 내년시즌 방위병들의 대거 합류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다.

올시즌 투타부문에서 주전급 선수들의 집단 방위복무에 따른 공백을 극복치 못하고 시즌 내내 졸전을 벌였던 롯데는 내년 이들 방위병 선수 대부분이 소집해제됨에 따라 전성기 때의 전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는 것. 현재 롯데소속 선수가운데 방위로 복무중인 선수는 모두 10명으로 이 가운데 내년 전반기에 소집해제돼 합류가 가능한 선수는 전준호 박계원 등 모두 5명.

올시즌 홈게임을 중심으로 팬들 앞에 선을 보였던 이들 방위병 군단은 정규군사 훈련으로 인한 체력적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기대이하의 졸전을 펼쳤다.

우선 내년에 복귀하는 선수는 전준호 박계원 김상현 윤형배 김종훈 염종석 마해영 등으로 이들 가운데 염종석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4∼5월 중에소집해제됨에 따라 전반기에는 각자의 포지션에서 올해 못다한 `한'을 풀 것으로 보인다.

92년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당시 한화와의 마지막 승부에서 기대이상의 좋은피칭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윤형배는 올시즌 후반 체력이 달려 제대로 공을 뿌리지 못했던 단점을 충분히 인식,군복무중에도 틈틈이 체력보완 작업을 통해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롯데의 움직이는 야구를 가장 앞장서 실현시켜온 전준호도 올시즌 0.288로 그리 실망할 만한 타율은 아니지만 도루 부문에서 자신의 전성시절과 비교가 안될 만큼 부진했다는 점을 들어 내년시즌을 맞는 각오가 남다를수 밖에 없다.

박계원도 올시즌 간간이 뛴 몇경기에서 철통수벽을 자랑해 온 지난 몇년간의명예에 큰 손상을 입었고 타력도 0.260으로 최악의 한해를 보낸 만큼 내년을명예회복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눈빛이 역력하다.

올시즌 김용희감독의 남다른 애정아래 다부진 방망이 솜씨를 선보였던 신인 김종훈과 홈게임 데뷔전의 승리투수 김상현도 내년시즌엔 롯데 마운드에 새로운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 올해 상무를 제대하는 마해영이 롯데에 복귀함으로써 내야진이 보다 짜임새를 갖추는 것은 물론 타고난 장타력으로 타선에 불을 붙이는 상승효과도예상된다.

후반기 염종석마저 합류한다면 롯데는 지난 92년 한국시리즈 제패의 영광을 맛볼 때의 멤버가 고스란히 그라운드를 누비는 제2의 전성시대를 맞게 되는 셈이다.

김용희감독은 "이들 방위병선수가 합류한다고 해서 당장 팀성적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동안 침체된 팀 분위기를 되살리는데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민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