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도 6위에 머물며 전경기를 마감했다.

롯데는 지난 15일 LG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패하므로써 4할5푼6리(56승67패3무)를 마크, 지난 시즌 4할9푼6리(62승63패1무)보다 저조한 기록으로 8개구단가운데 가장 먼저 126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롯데는 92시즌 우승이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셈이다.

올시즌 개막전부터 롯데는 투타 부문에 걸쳐 주전급 선수들의 집단 방위 복무로 인해 중하위권으로 처질 것이란 예상이 있었던 만큼 충격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지만 팀 운영상에 몇가지 문제점이 지적되는 것은 사실이다.

우선 김용희감독이 주창하는 소위 `실전야구'가 과연 우리 현실에 적용될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미국서 지도자 교육을 받고 돌아온 김용희감독은 야구선수는 육상선수가 아니라는 개념을 훈련에 적용, 뛰는 양을 대폭 줄이는 대신에 실전에서 쓰일 수 있는 훈련만 반복했다.

실제 호주 전지훈련 기간중 선수들에게 당혹감을 불러 일으키면서도 실전야구는 계속됐다.

전문가들은 김감독의 이러한 실전야구에 대해 원칙은 바람직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소화해 낼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임을 지적한 바 있다.

이같은 실례로 후반기 들어 일부 주전급 투수들은 뛰는 양의 부족에서 오는 허리 비대현상으로 볼의 스피드를 낼 수 없는 문제까지 발생한 게 사실.

또 투수진의 운용에 있어서도 지나치게 로테이션을 지켜 나갈려고 하는 바람에이길 수 있는 게임도 놓치는가 하면 한 두 점차 승부를 소홀히 간주, 작전을너무 걸지 않았다는 지적도 무시할 수만은 없을듯 하다.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했겠으나 팀간 승패에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다. 항상 우위를 지켜오던 태평양에 5승11패2무로 밥신세를 면치못했고, `천적'해태와 삼성, 한화에는 7승11패로 밀렸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공필성이 전구단을 통틀어 전경기 출장 1호가 되는 영예를안았다.

김민호가 막판 타점경쟁에서 탈락하므로써 개인상 수상자는 한명도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수부문에서는 박동희가 37세이브포인트로 구원부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타격에선 김응국이 LG서용빈(322)의 추격을 받고 있지만 2위(326)로 유일하게 타격랭킹 5위권에 들었다.

고졸 신인 주형광이 11승으로 팀내 최다승을 기록, 차세대 롯데 에이스로 떠올랐다는 것도 주목할만 하다.

어차피 올 시즌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김용희감독이 느끼고 있는 몇가지의문제점이 올 동계훈련기간에 보완되지 않는다면 롯데의 르네상스는 기약없는꿈으로도 끝날 수 있다. <정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