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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의 삶(釜山現代인물탐구)<11>..부산대 초대총장 尹仁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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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1994-05-21 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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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늘로 화살 하나를 쏘았네그 화살이 어딘가에 떨어졌지만나는 그곳이어딘지는 알지못하네너무도 빨리 날으는 화살나의 시선으로 따라갈 수 없었기에나는 하늘에 노래 한곡을 날렸네그 노래가 어딘가에 떨어졌지만그곳이어딘지는 알지 못했네시력이 제아무리 좋다고 하나날으는 노래를 따라갈 수있겠는가아주 먼 훗날 나는 찾았다네참나무에 부러지지 않은 채박혀있는 나의 화살을한 친구의 가슴속에 처음부터 끝까지고스란히 남아있는 나의 노래도'미국시인 롱펠로의 <화살과 노래>는 부산대 초대총장 尹仁駒가 평생 잊지않고 힘을 얻은 詩다.자신의 수고 노력이 후진의 가슴에,그들의 일생에 남아있고 도움이 된다면 교육은 몸바칠만한 것이라고.

그는 또 한 강의에서 이런 인용을 했다."위대한 종교개혁자 루터의 소학교시절에 그의 교장은 소학생을 대할 때마다 먼저 모자를 벗고 깍듯이 경례를 했다고 합니다.그 이유를 묻는 이에게 그는 `이 안에 어떤 위대한 인물이 숨어있는지 아느냐'고 답했답니다.이 교장의 경례가 마르틴 루터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겠습니까."돌무더기땅에서 오늘의 부산大를 일구어낸 尹仁駒의 교육관을 엿보게 하는말이다. 80평생 교육으로 일관한 그가 물질적으로 남긴 것은 하나도 없다.그를 떠나보낸뒤 부인 方德守씨(91) 홀로 살고 있는 낡은 아파트조차 이미 부산大에 헌납된 상태다.

그러나 <화살과 노래>란 시처럼 그가 뿌린 씨앗은 열매를 맺었다.지난 15일로 개교 48주년을 맞은 부산大는 8만5천명의 학사 석사 박사 등 지역사회의인재를 배출하며 뚜렷한 학맥을 형성해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40년전 사람도 살지않고 교통편도 없었던 현 부산大자리에 "미친 사람""꿈꾸는 사람"이란 소리를 들어가며 쌓아 올린 상아탑은 그의 선견지명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청년기엔 부흥목사로서,장년기엔 농촌과 농민을 위한 계몽자요 교육자로서,노년에는 사회봉사자로 활동한 윤인구는 1903년11월1일 부산 龜浦에서 태어났다.부친 윤상은은 일제때 독립군에 자금지원을 한 금융인이었으며 동래 府尹을 지낸 백부 윤필은,독립투사였던 종형 윤현진 등서 보듯 그의 집안은 내로라하는 유지집안이었다.

부산진보통학교를 졸업,동래고보에 다니던 중 3.1운동에 가담했던 윤인구는중도퇴학후 서울YMCA청년회학관에 다녔다.그의 인생항로를 정해준 기독교와의 만남은 일본유학시절.1920년 明治학원 중학부에 입학한 그는 성경과 톨스토이,사회사업가의 체험록 등에 접하면서 기독교교육에 뜻을 둔 청교도적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명치학원에서 대학과정인 신학부를 졸업한 뒤 미국 프린스턴大,영국 에딘버러대학원을 마친 1931년 윤인구는 평생동지인 동갑 방덕수와 28세란 늦은 나이에 결혼,진주 玉峯교회에 부임함으로써 종교지도자로서의 첫발을 내딛었다.

부산 초량교회의 이약신,마산 문창교회의 주기철목사 등과 경남 3대교회의하나를 맡은 젊은 목사 윤인구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그는 4년간의 목회생활끝에 교회는 사회 특히 비참한 농촌을 향해 좀더 나아가야함을 깨닫는다.35년 마산복음농업實修학교로 부임,농촌교회사역자와 농촌지도자양성을 꾀한 것은 개인적 사역에서 민족인재기르기로 방향을전환한 셈이었다.

해방은 그런 그에게 많은 일감을 안겨줬다.美軍政하 慶南도 학무과장을 맡은윤인구는 일본인교사들이 떠나버린 국교 중학교를 다시 열고 교사양성에 온힘을 쏟았다.뒤에 부산교육대로 발전한 부산사범학교도 이때 설립됐고 이화여전을 나온 부인이 영어교사를 맡기도 했다.학무에 관여한 5년간 그가 충원한 교사는 1천5백여명에 달했다.

한편 윤인구는 대학설립기성회 5,6개를 통합해 1946년5월15일 부산대학의 설립인가를 받아낸다.그러나 마땅한 校舍가 없어 수산대,대신동의 청년학술원등을 전전해야 했다.그것마저 軍에 뺏기고 대신동 운동장뒤 종묘원을 매입,천막교사를 지었다.이곳에 다시 유엔한국지원단 등과 후원회의 도움으로 목조교사를 지었다.땅값을 다 치렀음에도 불쑥 前지주가 나타나 "내 생업을 망쳤다.학장인지 고추장인지 나와라"고 고함 치곤해서 교사뒤에 있던 집에서잠자지 못하고 피하는 일도 겪었다.

그런 중에도 더욱 분발하여 53년4월 종합대학 승격을 이뤄낸 윤인구는 이해11월 초대총장에 추대되었다.55년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전동 돌밭계곡에 美軍의 원조로 부지를 마련했다.한 제자의 표현처럼 그는 하느님이 천상을 가꾸듯 부산大를 천상화원으로 가꿨다.

"집에서 주먹밥을 뭉쳐서 현장에 나오셨죠.인부들과 함께 국수를 삶아먹으며군용침대에서 주무셨습니다."효원교사를 지을때 함께 일했던 前부산大교수 오점량씨(78)의 얘기다.오늘날남아있는 새벽벌 `曉原'이란 이름과 무지개문,웅비의 기상을 염원한 雄飛의탑과 교기의 독수리상은 그가 창안한 것이니 부산대 구석구석 나라와 민족을생각한 그의 정신이 스미지 않은 곳이 없었다.

윤인구와 접했던 사람은 그의 업적에 앞서 독특했던 품성을 떠올린다.거짓말을 무엇보다 싫어한 대쪽같은 성격에 검소한 생활로 일관한 그에겐 공무로출장갔다가 출장비를 아껴쓰고 돌려준 일화가 항상 따라다닌다. 그러나 너무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기 어려운 것일까.그에게는 의외로 적이 많았다.

"한번 신임얻기가 힘든 분이었던 반면 여러번 테스트끝에 `깨끗하다'란 판단이 서면 무한정 사랑을 주는 분이었습니다. 제가 입대했을 땐 논산까지 면회를 왔을 정도였어요.거꾸로 `이 사람은 거짓되다'고 판단되면 가차없이 눈밖에 났으니 너그러움이 부족했다고나 할까요.속이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했으면서도 이런 단순함때문에 정치술수에 능한 이들에게 이용당해 오해를 사기도 했습니다."그의 제자인 동의대 정권섭교수(58.법학)는 그가 정치에 능했으면 포용력도보였을 것이며 부산大를 떠나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정치와는 무관했던 윤인구는 1947년이래 학장서리 학장 총장 등 12년간을 장기집권한데 대한 거부반응과 교직원들의 갈등,자유당정권과 연계된 반감으로 총장연임이거부되면서 60년 부산大를 떠났다.총장직에의 욕심은 없었으나 이를 둘러싼파당,감투싸움에그는 큰 상처를 받았다.61년 연세大총장에 부임하게 됐지만그 상처가 아무는데는 그가 부산大에 쏟아부은 15년세월만큼이나 긴 세월이필요했다.

64년 연세大총장직을 사퇴한 그는 80년 중풍으로 눕기까지 부산大강사 부산신학교교장 영남신학교 설립 등 꾸준한 교육활동을 벌이다 86년1월25일 눈을감았다.

윤인구는 청교도적 생활로 모인 2억원의 재산을 부산大에 후진들의 장학기금으로 희사했다는데 그의 사후 여기에 그의 부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와 제자들의 성금이 보태져 91년5월15일 그와 부인의 이름을 한자씩 딴 仁德기념관이 교내에 세워졌다.

"자신의 동상이 세워질까봐 걱정하셨을 정도로 私慾이 없으셨죠.仁德이라 이름붙인 것을 좋아하실 분이 아니어서 기념관건립을 승낙한 사모님은 `내가그이보다 속물인가보다'하고 많이 후회하셨습니다."부산大시절 제자 이정원씨(여.58)의 말이다.그처럼 맑은 人性을 간직했던 윤인구.그는 갔어도 육영에 바친 그의 정신은 지금도 숱한 제자들에 의해 이어지고 있다.<李英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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