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우리나라 농산물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나친 농약 사용이 이 같은 흐름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에 제기되자 정부가 인공지능(AI) 활용 등이 포함된 대책을 마련했다.
28일 농촌진흥청은 국산 농산물 수출을 지원하고자 ‘농약 안전 사용 지침’을 보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적용 대상은 지난 2003년 설정된 6개국, 32종(12개 작물)에서 13개국, 86종(30개 작물)으로 확대됐다.
이번 조치는 농산물 수출 때는 국가마다 다른 ‘농약 잔류 허용 기준’(MRL-사람이 평생 매일 섭취해도 건강에 해가 없는 수준)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만들어졌다. 만약 어기면 통관 거부, 현지 폐기, 반송 등의 불이익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국가 신뢰성 손실, 농가 손해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국내에 등록된 농약이라도 수입국에 따라 사용이 제한된다는 점도 고려됐다.
농진청은 특히 농약 잔류 허용 기준이 농산물 수출 증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주목한다. 관련 통계를 보면 2020년 75억7000만 달러였던 농산물과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104억1000만 달러까지 늘었다. 이런 상항에서 농약과 연계된 문제가 불거지면 치명상을 입게 된다. 일종의 ‘비관세 장벽’인 셈이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농가가 수출 대상국별 농약 사용기준을 쉽게 확인하도록 대화형 안내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인공지능을 활용, 농약을 관리한다. 또 내년부터 포도와 딸기 등 주요 수출 품목에 적용한 뒤 점차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아울러 수입국 기준은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농약의 국내 등록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농진청은 지난 2024년부터 농약 업계 등과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성제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수출 농산물의 농약 안전관리는 생산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정교한 작업”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농산물이 세계 시장의 비관세 장벽을 안정적으로 돌파하고 K-농산물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장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