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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3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은행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 시중銀 자금력 앞세워 지방 고전
- 지역은행 “재투자 등 반영해야”
금융당국이 지자체 금고 선정 입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은행 간 과당경쟁에 제동을 걸고 나서 지방은행권이 정부 방침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지자체 금고 이율 격차 등을 지적하는 등 정부가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유도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BNK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이 지자체 금고 선정 기준의 공정성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국제신문 지난 7월 13일자 10면 보도)를 내기도 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지자체 금고지기를 두고 전국 각지에서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통상 수십조 원 규모에 달하는 지자체 금고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어 은행권의 대표 ‘알짜’ 사업으로 여겨진다. 이에 시중은행이 막대한 자금력으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지만 지역 내 자금 순환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이 설립 취지인 지방은행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예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전남광주시) 금고를 둘러싼 광주은행과 농협은행 간 갈등이다. 전남광주시는 지난 5월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1금고는 농협은행, 제2금고는 광주은행으로 선정한 것과 관련, 광주은행은 별도 법인인 지역농협이 농협 실적에 포함돼 점수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불공정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전남광주시는 이달 25조 원 규모의 시 금고 선정 절차를 시작함에 따라 두 은행의 경쟁은 다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도권에서는 이미 시중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달 인천시 금고 선정을 앞두고 하나은행이 인천 청라국제도시 본점 이전과 35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 등 공을 들였지만, 결국 ‘20년 금고지기’ 신한은행을 제치지 못했다. 지난 5월 서울시 금고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쟁탈전 끝에 현재 금고지기 신한은행이 한 번 더 금고를 맡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에서는 시중은행이 수도권 ‘레드오션’을 넘어 지자체 금고 입찰에 열을 올린다는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다.
은행 간 과당 경쟁 조짐이 커지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3일 8대 은행지주회장 및 은행연합회장 간담회에서 “상대적으로 자본력의 우위가 있는 은행이 협력사업비 경쟁을 통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는 모습은 마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불공정한 경쟁으로 보일 수 있다”며 “지자체 금고 운영을 이해타산의 관점으로만 접근하기보다 ‘지역 내 자금 순환’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도 함께 고려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금감원도 은행의 지자체에 대한 협력사업비 지출이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 결정된 것인지 꼼꼼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방은행은 금융당국의 향후 움직임을 예의주시한다.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지역은행이 해당 지자체 금고를 운영하는 것이 지역 내 자금 순환과 균형발전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높은 협력사업비로 평가가 왜곡되기보다 금융기관의 신용도와 운영 능력, 지역 내 재투자 등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