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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 내뿜는 사우디 송유관 시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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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핵심 송유관의 가동을 중단하고 예멘 반군 후티와 교전이 이어지면서 ‘재앙적’ 수준의 원유 공급 손실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가 인용한 해양정보업체 케플러 분석에 따르면 최근 피격으로 가동을 멈춘 사우디 동서 송유관이 한 달간 가동을 중단하면 글로벌 원유시장이 감내해야 할 공급차질 규모는 약 1억2천만 배럴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월간 글로벌 원유 공급량의 약 4%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우디의 동서 송유관은 앞서 지난 10일 이라크 남부 친이란 세력 거점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의 공격을 받고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공격 주체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사우디 정부는 이라크 영토에서 출격한 드론이 송유관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약 1200㎞ 길이의 이 송유관은 사우디의 동부 유전지대에서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질러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이어진다. 얀부항을 떠난 원유는 홍해 북단의 수에즈 운하나 이집트 내 송유관을 거쳐 아시아 등지로 수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우디 동서 송유관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이후 핵심 우회로 역할을 했으며, 해협 봉쇄 장기화의 충격을 줄이는데 중요하고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송유관 가동 중단 속에 후티 반군은 지난주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 요충지를 장악한 데 이어 사우디 주요 에너지 인프라 시설을 타격하며 사우디의 원유 수출에 대한 압박을 더하고 있다. 이에 사우디도 후티를 상대로 미사일 공격을 벌이며 양측간 군사적 충돌이 격화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세계 경제가 전례 없는 에너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한다고 NYT는 전했다. 케플러의 아메나 바크르 중동 및 석유수출국기구(OPEC) 부문 분석 책임자는 “두 곳의 중요 해상수송로가 막힌 상황에서 이란이 공격을 격화하고 있고 이란 대리 세력들이 활발히 움직이는 가운데 외교적 협상 조짐은 전혀 없다”라며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볼 때 재앙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페르시아만과 홍해에서의 군사 공격이 지속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향후 국제 유가의 향방은 사우디 송유관이 언제 재가동될지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사우디 정부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송유관의 구체적인 피해 정도와 복구 기간에 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