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 이유로 약속한 사업 지연
- 市·BPA 등 책임있게 마무리를”
부산항이 올해 개항 150주년을 맞은 가운데 관련 기념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역사학계와 역사연구회, 부산항 관련 시민단체들은 부산시와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부산항만공사(BPA)에 150년사 편찬과 타임캡슐 봉안 등 주요 기념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할 방침이다.
이들 단체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항 개항 150주년 기념사업의 정상화를 요구한다고 7일 밝혔다. 부산항이 개항 150주년을 맞은 지 6개월이 넘었지만 부산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미래 비전을 제시할 핵심 사업들이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부산항은 1876년 개항해 지난 2월 26일 150주년을 맞았다. 단체들은 개항이 부산이 근대도시로 성장하는 중요한 출발점이었다고 평가한다. 이후 부산이 조선 해양 해운 물류 수산 등 국내 대표 해양산업 도시로 발전한 과정도 부산항의 역사와 떼어놓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항 150주년을 기념해 추진된 부산항 150년사 편찬과 타임캡슐 봉안 등 일부 사업은 예산과 장소 확보 등의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게 단체의 설명이다. 특히 미래세대에 부산의 역사와 시민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타임캡슐은 봉안 장소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우려를 낳는다.
이들은 개항 100주년 때의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00주년 당시에도 범시민 차원의 기념사업이 충분히 진행되지 못했고, 개항 100년사 역시 제대로 편찬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부산시와 BPA, 부산항발전협의회 등이 과거 추진하기로 했던 ‘부산항역사전시관’ 건립도 오랫동안 진척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들은 “150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라며 “200주년은 2076년이다. 지금 부산항의 역사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 미래세대에 소중한 기록을 남길 기회를 잃게 된다”고 밝혔다.
개항 150년의 역사를 정리하는 작업이 단순한 기념사업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부산항의 변화와 함께 조선 해운 물류 수산 등 부산의 주요 산업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기록하면 향후 부산의 도시 발전 전략과 문화·관광 콘텐츠를 만드는 기초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개항도시와 비교하면 부산의 관련 역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인천은 제물포 개항과 관련한 역사자료관과 박물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목포 역시 개항 당시의 역사 공간을 보존한 개항거리를 조성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인호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 공동대표는 “개항 150주년 기념식 당시 약속한 사업들을 예산 문제를 이유로 미뤄서는 안 된다”며 “부산시와 부산해수청, BPA가 책임 있게 나서 부산항 150년의 역사를 정리하고 시민과 미래세대에 남길 기념사업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