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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부산청소년극지체험탐험대 현장르포] 10회 : 북극항로의 책임있는 미래

-북극경제이사회를 찾은 부산청소년들의 주제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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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청소년, 북극경제이사회서 “북극항로의 미래, 사람과 책임을 잇는 데서 시작”

노르웨이 트롬쇠를 찾은 부산 청소년들이 북극의 경제 현장을 움직이는 국제 비즈니스 협력기구에서 북극항로의 미래와 책임 있는 경제 발전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2026 부산 청소년 북극체험탐험대는 11일 노르웨이 트롬쇠에 있는 북극경제이사회(AEC·Arctic Economic Council)를 방문해 북극의 경제적 변화와 도전 과제를 듣고, 부산과 북극권의 미래 협력 가능성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단순히 북극항로를 새로운 물류길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해운과 항만, 환경, 지역 공동체, 청년 일자리와 창업이 함께 연결되는 지속가능한 경제의 관점에서 북극의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 노르웨이 트롬쇠 소재 북극경제이사회를 방문한 청소년북극체험탐험대원들에게 이리나(Irina) 홍보담당관이 북극경제이사회에 대한 소개와 주제발표를하고 있다.
■북극경제이사회 “정책보다 실행, 비즈니스의 목소리 대변”

이날 AEC 측은 북극경제이사회의 역할과 북극 경제의 현재 상황, 주요 산업 및 개발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제를 소개했다. 북극이사회가 국제 외교와 과학 분야에서 북극 현안을 다룬다면, AEC는 실제 경제활동과 투자, 산업 현장에서 나오는 민간 부문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책 옹호와 파트너십 구축, 지속가능한 경제 개발을 추진하는 역할을 한다. AEC 측은 “비즈니스는 신뢰의 속도로 이루어진다(business happens at the speed of trust)”는 원칙을 강조했다. 북극처럼 인구가 적고 지역 공동체 간 관계가 긴밀한 곳에서는 규모가 큰 시장보다 오히려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 사이에 구축된 신뢰와 네트워크가 경제협력의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트롬쇠는 인구 약 8만 명의 노르웨이 최대 북부 도시로, 북극권 경제와 연구, 해운의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다.

■북극항로, 기후변화와 교역 증가 속 새로운 경제 공간으로

AEC 측 발표에서는 북극 해운이 새로운 산업적 가능성을 가진 동시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는 점도 제시됐다. 북극 해운은 바이킹 시대부터 이어져 온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빙 변화와 아시아·유럽 간 교역 증가로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북극 전체 인구는 약 400만 명으로 넓은 지역에 희박하게 분포하며, 이 가운데 약 10%가 원주민이다. 북극에서 운항하는 선박은 약 1,800척에 달하며 어선의 비중이 가장 크고 증가 속도도 빠른 것으로 소개됐다. 크루즈선과 연구선 등 다양한 선박도 북극해를 오가고 있다. 북극 경제를 움직이는 주요 요인으로는 세계적인 교역 증가와 기온 상승, 지정학적 긴장이 꼽혔다. 특히 기후변화로 북극해의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일부 항로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과 그린란드 문제,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 등 지정학적 요인이 투자와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극경제이사회 사무실에 바라본 트롬쇠 해안풍경이다. 도시를 배경으로 어선이 지나는 모습이 부산의 풍경을 닮았다.
북극의 경제활동도 해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수산물은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전통 수출산업이며, 캐나다 북극권과 그린란드 등에서는 철광석과 같은 원자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석유와 가스뿐 아니라 수력·풍력·지열 등 재생에너지와 탄소저장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AEC 측은 북극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는 자원 개발과 산업 성장뿐 아니라 에너지 전환과 지역 인프라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극은 기회의 땅이면서 책임의 공간”

북극 개발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소개됐다. 캐나다 북극 지역은 도로망이 매우 부족하고, 노르웨이 북부 역시 동결과 해빙이 반복되는 기후 특성으로 도로와 인프라의 유지가 쉽지 않다. 이는 높은 물류비용으로 이어진다. 시장 규모가 작다는 점도 투자 유치의 걸림돌이다. 여기에 지정학적 불안과 원주민 토지권 문제 등이 투자 위험을 높이고 있다. 젊은 인구가 오슬로 등 남부 대도시로 이동하는 현상과 높은 주거비 역시 북극권 지역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특히 풍력발전단지 건설 과정에서 원주민의 권리와 개발 논리가 충돌하는 사례는 북극 경제가 단순히 투자와 성장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됐다. 학생들은 이 같은 설명을 통해 북극항로가 열리는 것을 단순한 경제적 기회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부산 청소년 “항구를 넘어 사람을 잇는 북극항로 돼야”

이어진 발표에서 부산 청소년 극지체험탐험대의 최문기(부사과학고 3)·이동훈(용인고 2) 학생은 ‘항구를 넘어, 사람을 잇다: 부산 청소년과 책임 있는 북극 항로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두 학생은 자신들이 북극해운 전문가나 정책 입안자가 아니라 앞으로 북극해운 개발의 장기적인 결과와 함께 살아갈 부산 시민 세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완성된 정책이나 경제계획을 제시하기보다 부산과 북극권이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이번 발표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탐험을 준비하기 전까지 북극을 빙하와 북극곰, 극한의 추위, 녹아내리는 얼음의 이미지로만 생각했지만, 실제 스발바르와 트롬쇠를 방문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북극은 자연만의 공간이 아니라 과학과 해운, 어업, 기술, 비즈니스, 지역 공동체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살아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학생들은 북극항로의 성공을 운항시간이나 화물량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전성, 지역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 미래 세대의 삶, 환경적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문기(부산과학고3), 이동훈(용인고2) 학생이 항구를 넘어, 사람을 잇다: 부산 청소년과 책임 있는 북극 항로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부산의 강점은 ‘항만’ 넘어 신뢰와 연결의 허브

학생들은 부산이 북극과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이유로 부산항의 환적 기능과 해양산업 기반을 제시했다. 부산은 항만과 조선, 해양 연구 및 관련 산업이 집중된 도시이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부산항만공사 등 주요 기관들이 자리 잡고 있다. 학생들은 부산항이 단순히 화물을 처리하는 항만을 넘어 선박과 기업, 시장, 지역을 다시 연결하는 글로벌 허브라는 점을 강조했다.학생들은 특히 블루 이코노미(Blue Economy)​를 부산과 북극을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개념으로 제시했다. 블루 이코노미는 바다에서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면서 일자리와 혁신을 만들어내는 지속가능한 경제를 의미한다. 학생들은 부산의 북극항로 경쟁력 역시 단순한 화물 처리량만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친환경 선박과 연료 지원, 안전한 항법, 스마트항만 서비스, 신뢰할 수 있는 국제 파트너십 구축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청소년과 북극 청소년, 서로 다른 시각이 필요”

학생들은 부산 청소년과 북극권 청소년이 북극항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부산 청소년에게 북극은 항구와 조선, 해양기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의 가능성으로 다가오지만, 북극권 청소년들에게는 해운과 어업, 인프라 개발, 환경 변화가 자신의 삶과 지역 공동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실의 문제라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차이가 오히려 교류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어떤 산업을 성장시킬 것인가뿐 아니라 그 산업이 무엇을 보호해야 하는지,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넘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화물이 얼마나 빨리 이동할 수 있는지를 넘어 그 과정에서 지역 공동체에 어떤 가치가 남아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표의 마지막에는 “성공적인 북극항로와 북극 경제는 우리 세대를 위해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주제발표를 마친 후 청소년들이 북극경제이사회 관계자들과 발표주제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
■AEC와 부산, 청소년·도시 차원의 협력 가능성 모색

이날 발표에서는 부산 청소년 극지체험탐험대와 AEC 간 장기적인 교류를 위한 구체적인 제안도 나왔다. 탐험대 측은 장거리 항공 이동과 짧은 현지 체류라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온라인 브리핑과 강의 등 사전·사후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AEC가 참여하는 청소년 온라인 챌린지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부산 청소년 북극 탐험대 프로그램에 대한 공동 홍보와 지원, 연례 교류 행사, 부산과 북극권 지역 간 로컬 다이얼로그 등 정기적인 협력 채널 구축도 제안했다. 탐험대 측은 청소년과 학술 교류가 도시와 국가 간 신뢰를 쌓는 ‘소프트한 접근법’이 될 수 있다며, 책임 있는 북극 개발을 위해서는 기회와 책임을 동시에 이해하는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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