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비연구 통해 ‘연어’소재 확보
- “노화피부조직 주름 3.8배 개선”
400년 사는 그린란드 상어, 4000년을 사는 흑산호, 이론적으로 늙지 않는 해파리 등 지구에서 가장 오래 사는 동물은 대부분 바다에 있다. 해양생물의 ‘노화 저항성’에 주목, 인간 노화를 되돌릴 실마리를 찾는 연구가 시작돼 관심을 모은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박건후 박사 연구팀이 해양생물의 노화 저항성을 활용한 역노화 해양소재 개발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해양수산부 ‘해양생물 유래 바이오소재 기반 노화 극복 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해양생물 기반 기능성 소재를 발굴하고, 진단·검증 체계를 구축해 노화 극복 기술의 실용화를 추진한다.
‘역노화’는 노화를 늦추는 데 그치지 않고, 이미 노화된 세포를 젊고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기술이다. 항산화제처럼 노화를 지연시키는 항노화 기술과 달리, 노화 자체에 개입해 근본적인 해결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차세대 바이오 기술로 주목받는다.
박 박사 연구팀은 해양생물의 강인한 생명력에서 역노화 가능성을 찾았다. 해양생물은 DNA 복구 능력이 우수하고 대사 속도가 느리며 재생 능력이 뛰어나다. 또 고압·고염분 등 극한 환경에서도 적응하는 생물학적 특성을 가진다.
연구팀은 해양생물 추출물의 노화 억제 효과를 ‘메트포르민’과 대조해 평가했다. 메트포르민은 당뇨병 치료제이자 노화 억제로 가장 활발히 연구된 물질이다. 당뇨병 환자를 위한 의약품인 만큼 일반인이 장기간 복용할 경우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역노화 예비 연구를 통해 연어 유래 후보 소재를 확보했는데, 이 소재는 세포 수준에서 메트포르민 대비 최대 56% 높은 노화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또 노화된 피부 조직에 연어 유래 후보 소재를 처리한 결과 주름 3.8배, 피부 탄력 3.6배, 피부 치밀도 2.9배의 개선 효과가 측정됐다.
다만, 이번 결과는 세포와 조직 수준의 결과로 실제 사람에게 적용하기까지는 동물실험과 안전성 검증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확보된 후보 소재를 고도화하고, 역노화 해양 소재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 소재의 효능을 신속하게 판별하는 진단 센서를 개발하고, 그 결과를 수치로 제시하는 ‘역노화 지수’도 정립할 계획이다. 확보한 소재는 기능성 제품 개발과 노화 질환 치료 연구로 연계한다. 향후 피부와 모발 건강을 개선하는 기능성 화장품과 상처 회복을 돕는 제품의 개발을 추진하고, 알츠하이머 치료 선도물질 발굴까지 목표로 한다.
박 박사는 “해양 소재는 오랜 기간 인류가 섭취해 온 생물에서 유래해 인체 적용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며 “지금은 가능성을 확인한 단계인 만큼, 효능과 안전성을 차례로 검증해 국민의 건강수명을 늘리고 해양 바이오를 미래 성장 산업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