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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부산청소년극지체험탐험대 현장르포] 5회 :북극의 작은 사냥꾼

-북극여우 생존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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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여우를 찾아 해변으로 향했다.

새벽 5시. 마을로 내려올지도 모를 북극여우를 찾아 해변으로 향했다. 어제 일정으로 피곤할 법도 했지만, 체험대원 5명이 숙소 문 앞에 기다리고 있다. 원래 프로그램에 없던 일정이었다. 그만큼 학생들의 호기심과 열의가 컸다. 마을을 벗어나 해변으로 향하던 중, 예상보다 일찍 북극여우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먹이를 찾아 민가까지 내려왔다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듯했다. 여우가 향한 곳은 북극제비갈매기가 둥지를 튼 곳이었다. 새끼나 알을 노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북극제비갈매기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은 북극여우에게도 위험한 일이다. 둥지를 지키는 북극제비갈매기는 침입자를 향해 거침없이 날아든다. 하늘에서 시속 100km에 가까운 속도로 내리꽂히는 공격을 피하지 못하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북극제비갈매기가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온 북극여우를 맹렬하게 공격하자 견디다 못한 북극여우가 도망치고 있다.
북극여우는 몸을 낮춘 채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그 순간, 여우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북극제비갈매기 한 마리가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여우는 자세를 낮추며 한두 차례 공격을 피해냈지만, 계속되는 공세를 견디기는 어려웠다. 결국 몸을 돌려 달아났다. 이날의 승자는 북극제비갈매기였다. 그러나 북극여우가 쉽게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먹이가 부족한 북극에서 알과 새끼는 놓칠 수 없는 먹잇감이다. 여우는 언젠가 다시 이곳을 찾을 것이다.

북극제비갈매기의 공격을 받은 북극여우가 몸을 움츠린 채 긴장하고 있다. 북극여우의 머리속은 복잡할 것이다. 도망가야 하느냐, 버텨야 하느냐...
■ 혹독한 환경이 만든 작은 사냥꾼

북극여우는 레밍 같은 작은 설치류를 비롯해 새와 알, 물고기 등을 먹는다. 겨울철 먹이가 부족해지면 북극곰이 먹고 남긴 사체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먹이를 구하기 위해 마을까지 내려오기도 한다. 몸길이는 약 50~70cm로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에스키모개보다도 작다. 하지만 작은 몸에는 혹독한 북극의 겨울을 견디기 위한 생존 전략이 촘촘하게 담겨 있다. 두꺼운 털은 체온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은 귀와 짧은 주둥이 역시 추위에 적응한 특징이다. 특히 귀가 작은 것은 체온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영하 30~40도까지 내려가는 북극의 겨울을 견뎌낼 수 있는 이유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털빛도 북극여우의 대표적인 생존 전략이다. 겨울에는 털이 하얗게 변해 눈으로 뒤덮인 환경에 몸을 숨기고, 여름에는 갈색이나 회색빛을 띠며 눈이 녹은 바위와 식물 사이에 몸을 감춘다. 주변 환경에 맞춰 모습을 바꾸는 위장술은 오랜 진화가 만들어낸 생존의 기술이다.

북극여우는 배경에 맞춰 털의 색을 변화시켜 몸을 은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롱이어비엔의 스발바르박물관에는 북극여우 박제가 전시돼 있다. 전시물에는 과거 마을 사람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털가죽을 얻으려고 북극여우를 사냥했다는 설명도 함께 소개돼 있다. 새벽시간 함께 길을 나섰던 박현택(한국과학영재학교 1) 학생은 “북극이라고 하면 큰 빙하나 북극곰만 생각했는데, 작은 동물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신윤아(부산여고 2) 학생 역시 “추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털의 색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북극여우의 생존 방식에 관심을 보였다. 새벽 해변에서 마주한 북극여우는 작고 조용한 동물이었다. 하지만 그 작은 몸에는 북극이라는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랜 시간 축적된 생존의 지혜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날 아침, 우리는 그 생존을 둘러싼 또 하나의 치열한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 작은 사냥꾼과 둥지를 지키는 새의 생존을 위한 대치였다.

롱이어비엔 스발바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북극여우 모피들이다. 과거 이 곳주민들은 북극여우를 사냥해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모피를 구하곤 했다.
백야로 해가지지 않는 새벽. 부산청소년 체험탐험대원들과 함께 북극여우를 찾아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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