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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항만공사 통합은 분권역행…위법 소지도”

정부, BPA 등 4곳 통합추진…지역사회·업계·정치권 반발

“자율·전문성 강화 세계 추세”

  •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
  •  |   입력 : 2026-07-20 19: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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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경남·여수광양·인천 5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추진을 중단할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조원호 기자
정부가 부산항만공사(BPA)를 비롯한 전국 4개 항만공사의 통합을 추진하자 지역 사회는 물론 항만업계와 정치권까지 강하게 반발한다. 통합 추진은 항만공사 설립 취지와 지방분권에 역행하고 법률적으로도 맞지 않다는 여론이 거센 만큼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등 부산과 인천, 울산, 여수·광양, 경남지역 시민사회와 항만 관련 단체 등 300여 개 단체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항만공사 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의힘 곽규택(부산 서동), 더불어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갑) 의원도 참석해 지역사회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이들 단체는 “항만공사 통합 논의는 정부가 스스로 성장동력을 확보하도록 추진하는 ’5극3특’ 등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항만공사 통합은 지역 성장 거점인 항만의 특성화 발전 전략을 획일화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은 독립법인 형태의 항만공사로 운영되고 독일 함부르크는 주 정부가 주도적으로 항만정책을 이끌며, 미국 로스앤젤레스-롱비치항도 각각 독립된 항만청을 두고 있다”면서 “세계 주요 항만은 통합이 아니라 항만별 자율성과 전문성을 확대,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항만공사 통합 대신 ▷항만공사의 자율성·독립성·전문성 확대 ▷전국 항만공사 협의체 구성 추진 ▷자율경영체제 강화를 위한 주식회사형 공기업 도입 ▷지방정부 및 시민사회 참여를 확대하는 거버넌스 구축 등을 제안했다.

부산항만공사 전경. 국제신문 DB
항만업계도 크게 반발한다. 각 항만은 글로벌 환적항과 북극항로 거점항(부산), 수도권 물류 중심항(인천), 에너지 물류 허브(울산), 기간산업 연계 물류중심항(여수광양)으로 역할과 비전이 전혀 다른데,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는 것은 국가 해양전략을 스스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산 항만업계 관계자는 “다른 항만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올해 개항 150주년을 맞은 부산항은 그동안 축적한 글로벌 인지도와 위상이 대단한데, 통합되면 하루아침에 위상이 급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만공사 통합이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별법인 항만공사법상 항만공사는 ‘항만별 설립’을 대원칙으로 한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별도의 법 개정 없이 행정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주장도 있다.

여기에다 통합 조직이 만들어질 경우 본사 위치 선정 문제 등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옥상옥’ 형태의 조직으로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박재율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공동대표는 “항만공사 통합 논의는 항만의 고유성과 특수성을 모르는 무지한 시도”라며 “논의를 중단하지 않으면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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