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17번째 북극해 탐사에 나섰다.
극지연구소는 아라온호가 지난 11일 광양항을 출발, 83일간 북극해 탐사를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북극해는 거친 환경으로 접근과 자료 확보가 쉽지 않은데, 아라온호는 벌써 17번째 탐사를 이어가게 됐다.
아라온호는 이번 탐사에서 베링해와 동시베리아해 척치해 중앙북극해 등 북극 주요 해역을 항해하며 북극의 기후변화와 해저환경을 조사하고,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실측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 양은진 박사 연구팀은 지난해 해빙의 방해로 회수하지 못한 장기 계류 관측장비를 수거해 1년 치 북극해 자료를 확보할 예정이다. 또 해빙 위에 3, 4일간 배를 정박하고 해빙의 두께와 구조, 거칠기 등을 정밀 측정한다.
북극해로 유입되는 따뜻한 대서양 바닷물이 늘어나면서 북극 바다가 대서양 환경처럼 변하는 ‘대서양화’ 현상을 규명하기 위한 정밀 해양관측도 주요 과제이다. 아울러 지난달 제5차 중앙북극해 비규제어업방지협정(CAOFA) 당사국 총회에서 공동과학연구 시범 해역으로 지정된 ‘척치 보더랜드’ 해역의 예비조사도 수행한다.
홍종국 박사 연구팀은 중앙북극해 고위도 해역까지 진출해 해저 퇴적물 시료 채취에 나선다. 이 시료는 과거 북극해의 장기 환경 변화와 진화 과정을 규명하는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척치해 일대에서 탄성파 탐사를 진행, 가스하이드레이트의 분포 지역도 명확히 할 계획이다.
이번 탐사는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가 추진하는 ‘북극항로 운영을 위한 실측 기반 통합 예측기술 개발(SAFE-SEA)’ 사업의 첫 현장 탐사이기도 하다. 진경 박사 연구팀은 북극항로 안전운항에 필수적인 해빙·기상 자료를 수집, AI 기반의 해빙 및 항로 위험 예측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핵심 데이터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는 우리나라 독자 자료를 바탕으로 안전한 ‘한국형 북극항로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이번 탐사는 기후변화의 최전선인 북극을 기록하면서 동시에 북극항로 시대를 준비하는 의미 있는 탐사”라며 “아라온호가 확보할 현장 자료가 우리나라의 북극 과학 역량과 활용 가치를 높이는 튼튼한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